법원 “퇴직 유도 전보 인사는 무효… 삭감 연봉도 지급하라”

법원 “퇴직 유도 전보 인사는 무효… 삭감 연봉도 지급하라”

기사승인 2015-08-22 13:44: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영업실적이 낮고 근속연수가 높은 직원들의 ‘자발적 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사전협의도 없이 이들을 신설 부서에 대거 전보시킨 인사발령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진창수)는 하나대투증권 직원 A씨(58) 등 3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전직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들에 대한 전직 처분은 무효”라면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2010년 5월 간접투자상품의 일종인 ‘랩(wrap) 상품’ 영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랩영업부를 신설했다. 당시 하나대투증권에는 이미 랩운용부서가 있었고, 금융상품부가 관련 영업도 하고 있는 상태였다. 하나대투증권은 ‘경륜이 있음에도 실적이 저조한 근로자들에게 재도약의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영업실적이 저조하고 근속연수가 높은 부장·부부장·차장급 등의 직원들을 대거 랩영업부로 전보 조치했다.

노동조합 활동과 직군변경 거부 등으로 회사와 사이가 좋지 못했던 A씨 등 3명도 랩영업부로 갑작스럽게 전보됐다. 하나대투증권은 랩영업 활성화를 위해 랩영업부를 신설했다고 하면서도 영업에 필요한 고객상담실, 사무집기나 보조인력 등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 랩영업부 직원들은 여의도 본사 16층, 본사 지하 1층, 본사 13층, 영등포 사옥 등으로 사무실을 전전해야 했다.

A씨 등은 회사가 사전협의 없이 업무상 필요도 없는 부서로 전보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랩영업부 팀장이 2012년 ‘랩영업부의 구성은 명예퇴직·직군전환 거부자들을 정상적인 업무환경이 아닌 곳에 배치해 퇴직을 유도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내부 업무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법원은 “하나대투증권이 인사재량권을 남용했다”면서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은 거의 없거나 크지 않은데, 전직으로 원고들이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적지 않다”고 판결했다. 전직이 무효로 인정된 만큼 전직 이후 삭감됐던 연봉 1억1000만~1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 측 이학준 변호사는 “금융사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회사에서 사무직원들에게 교육프로그램을 따로 돌리거나 이번 사건처럼 비정상적인 곳으로 전직시켜 퇴직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회사 내부 문건 등으로 이들에 대한 퇴출 목적이 분명하게 입증됐다”고 말했다.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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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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