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진환 기자] 사회적으로 갑(甲)질 근절 목소리가 크지만 기업 본사의 영업점에 대한 갑질은 끊이질 않고 있다.
‘딤채’ 김치냉장고로 유명한 대유위니아가 자회사에 재고를 ‘밀어내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반 영업점이 아닌 서비스센터에까지 재고를 떠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센터는 재고 처리를 위해 매입가보다 싼 가격에 할인판매를 하면서 금전적 손실까지 본 것으로 본보 단독 취재한 결과 밝혀졌다.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는 권모(34)씨는 지난 7월 말 개인 영업자인 지인을 통해 대유위니아의 제습기 5대 구입을 의뢰했다. 지인은 대당 20만원에 물건을 배송키로 했다. 물건을 받고 나서 계산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권씨는 이해하기 힘든 소리를 들었다. 실제 제품 판매처인 D서비스센터가 20만원에는 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고 계산서 발행을 원하면 22만원을 내야 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권씨가 현금가와 계산서 가격의 차이를 문제 삼아 위니아 본사에 항의하자, D센터장은 중간에 여러 명이 껴서 오해가 생겼다며 세금계산서도 발행해 주고 가격도 할인해 18만원 계산하자고 권씨를 달랬다. 이 과정에서 D센터장은 “나도 22만3000원에 받아 20만원에 오히려 손해를 보며 넘겼던 것이고, 대유위니아가 ‘밀어내기’를 해서 재고를 빨리 넘기려는 것이지 이득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문제 삼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이번 밀어내기 사례에 대해 대유위니아 측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경기가 어려우니 몇 대씩 팔아달라는 ‘할당’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할당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인사상이나 금전적으로 불이익을 준 적이 없기 때문에 ‘밀어내기’로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또 “대유위니아와 대유위니아서비스는 별도의 회사로 두 회사 간 절대 밀어내기가 없고 정당하게 세금계산서도 발행이 됐다”며 “이번에 발생한 현금 할인판매 부분은 위니아서비스와 별도 계약을 맺은 센터(개인사업자)의 문제이지 위니아나 위니아서비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유위니아서비스는 서비스, 배송·설치, 위탁판매, 대리점 운영 등을 위해 대유위니아가 지난 3월 설립한 자회사다. 대유위니아서비스는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여러 서비스·영업채널과 개별 계약관계를 맺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계절성 가전의 경우 재고에 대한 부담이 커 일부 업체에선 아직도 영업점에 ‘날리기(밀어내기)’를 하고 있고 계약관계상 ‘을’인 영업점은 거부할 수 없는 구조”라며 “영업점이 재고를 떠안게 되면 세금이라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증빙 없이 현금으로 싸게 터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goldenba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