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곤, 범행 3개월 전부터 ‘여성 미끼’ 복수극 계획 세웠다

김일곤, 범행 3개월 전부터 ‘여성 미끼’ 복수극 계획 세웠다

기사승인 2015-09-25 10:34:55
사진=국민일보 심희정 기자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트렁크 시신’ 사건 피의자 김일곤(48·구속)의 ‘여성 납치극’은 자신의 복수극을 위해 범행 3개월 전부터 세운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5일 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김이 자신과 폭행 시비가 붙었던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은 6월 초부터 A씨를 유인하기 위해 ‘미끼’로 쓸 여성을 납치할 계획은 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은 올해 5월 초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접촉사고가 일어나 A씨와 시비가 생겼다. 김은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했지만 다음 달에 50만원의 벌금형이 나오고 A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자 앙심을 품었다.

이 즈음 김은 A씨를 비롯해 자신에게 피해를 줬다고 생각하는 사람 28명의 명단을 만들어 복수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 중 첫 번째 목표는 A씨였다.

김은 A씨가 노래방에서 일하는 점을 노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가장한 여성으로 A씨를 불러내기 위해 여성 납치 계획을 세웠다.

이후 8월 24일 일산 대형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하려다 실패했고, 이달 9일에 충남 아산의 한 마트 주차장에서 주모(35·여)씨를 차량째 납치한 것이다.

하지만 김은 주씨가 반항하고 도망가려 하자 목을 졸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한 생명을 숨지게 한 후에도 김의 머릿 속엔 오로지 A씨에 대한 복수 밖에 없었다.

김은 11일 성동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주씨의 시신이 든 차량을 세우고 불을 지르기 전 성동구 황학사거리에서 접촉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쳤고, 이때
A씨에게 복수하려고 그가 사는 영등포 방면으로 향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사에 투입된 프로파일러는 김씨의 심리상태에 대해 “충동적인 성향에다 타인과의 공감능력이 부족하며, 숨진 주씨에 대한 미안함보다는 ‘주씨가 사망해 복수극이 실패로 돌아가게 됐다’며 오히려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소견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추가 범행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아직 찾지 못한 시신 훼손 부위를 유기한 장소를 확인하고 김씨의 여죄를 계속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김씨에 대해 강도살인·사체손괴·일반자동차방화·특수강도 미수 등과 더불어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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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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