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커플 폭행’ 정신 나간 경찰…“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아주 나쁜 애들은 아냐”

‘부평 커플 폭행’ 정신 나간 경찰…“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아주 나쁜 애들은 아냐”

기사승인 2015-09-25 16:16: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부평 묻지마 커플 폭행’ 사건과 관련한 관할 경찰서와 지방청의 행보가 그야말로 ‘가관’이다.

인천 부평경찰서 관계자는 24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가해자들이) 아주 나쁜 애들은 아닌 것 같아. 그날 술 먹고 그렇게 된 거야. 제발 음주 문제 개선 그런 거나 (취재) 해보쇼. 양쪽 다 술 취해서 그렇게 된 거야”라며 “솔직히 젊은 애들이 우발적으로 싸운 건데 조금 많이 때렸다, 동영상으로 보면. 그래서 그런 거지 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 물품 강취해 간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해당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변호사 등 패널들은 “경찰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 “경찰 입장에선 사건이 언론에 나와 시끄러워지면 브리핑해야 되고 보도자료 배포해야 되고 귀찮은 일이 많아져서 저러는 것 아니겠느냐”는 등 비난했다.

여기에 해당 지방청은 ‘거짓말’을 근거로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24일 오후 4시 30분쯤 인천경찰청 출입 방송기자들에게 이 사건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메시지에는 “부평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측 부모의 영상보도 자제 요청이 있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 종합편성채널 방송사 기자는 이 메시지를 받고 피해자 측에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보도 자제를 요청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해당 기자는 이날 오전 인천경찰청 홍보실에 전화를 걸어 피해자 측 이야기를 전달하자 홍보실 직원은 “피해자 측 부모가 아니라 피의자 측 삼촌이 요청했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피해자와 피의자 측 누구도 경찰에 보도 자제 요청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확인한 결과 인천경찰청 홍보실이 사건이 크게 부각돼 공분이 일자 자체적으로 사건의 반향을 줄이려고 거짓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거짓 해명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사건이 지나치게 커져 인천이 마치 범죄 도시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 같아 자제 요청 문자메시지를 방송사에만 보냈다”며 “거짓말을 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홍보실 직원이 방송사 기자의 확인 전화에 당황해 재차 피의자 삼촌이 요청했다고 또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폭행 사건이 알려진 이후 수사를 맡은 경찰의 거짓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3일 한 통신사 기자가 사건을 직접 수사 중인 인천 부평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취재를 하던 중 “피의자들을 검거했느냐”고 묻자 담당 형사팀장은 “아직 못 잡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경찰은 같은 날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피의자 4명 가운데 1명을 전날 오후 11시 30분쯤 검거했다”고 밝혔다.

해당 형사팀장은 “언론 대응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 몰랐다”며 “지방청에서도 오후에 보도자료를 낸다며 사건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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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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