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사기범’이면서 ‘간접 연쇄 살인범’…스스로 목숨 끊은 피해자 10명 넘어

조희팔, ‘사기범’이면서 ‘간접 연쇄 살인범’…스스로 목숨 끊은 피해자 10명 넘어

기사승인 2015-10-14 00:04: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일당의 ‘2인자’ 강태용이 중국에 검거되면서 다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조희팔(59·사진)은 말 그대로 ‘희대의 사기범’이다.

그는 2004년 10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의료기기 임대 등의 명목으로 무려 4조원대의 다단계 사기극을 벌였다. 이 같은 사기 규모는 ‘단군 이래 최대’라고 표현된다.

조희팔 사건의 피해자인 서모(51·여)씨가 13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조희팔 일당은 아는 사람을 통해 제안을 하게 하고, 처음엔 투자에 따른 이자를 꼬박 꼬박 지급하는 수법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2005년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왼쪽 가슴을 도려낸 서씨는 환우들과 함께 한 등산 모임에서 한 환우를 통해 이 희대의 사기극에 말려 들고 말았다. 자신 역시 피해자인 이 환우는 최소 투자금 440만원으로 ‘매일’ 3만500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고, 이에 솔깃한 서씨는 결국 ‘암 치료비’로 나온 보험금 2000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이들은 2008년 10월 말에 이자 지급이 어려워지는 날짜를 전산시스템을 돌려 사전 예측했고, 대구 본사에 있던 전산망을 파기하고 도주했다.

서씨는 보험금 돌려 받기를 사실상 포기했고, 그동안 대학에 진학한 아들은 서씨의 병원비와 생계비를 마련하느라 학업 조차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피해자 중엔 힘들게 모은 결혼자금을 몽땅 날린 20대 여성도 있고 이혼·파산 등의 사례는 부지기수다. 경찰에 따르면 사기 피해로 인한 괴로움과 좌절감 등으로 자살한 이들만 10명이 넘는다.

조희팔 일당이 법적으로는 ‘사기범’이지만, 도의적으로는 ‘간접 살인범’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는 이유다.

중국으로 도주한 조희팔은 2011년 12월 조씨는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의 생사 여부 확인 역시 강태용이 송환되면 검찰이 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만일 그가 살아있다면 조희팔은 ‘죽음까지 사기’인 셈이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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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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