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피해자’ 박기량만 실명 공개, 무책임한 ‘가해자’, 더 무책임한 구단

[친절한 쿡기자] ‘피해자’ 박기량만 실명 공개, 무책임한 ‘가해자’, 더 무책임한 구단

기사승인 2015-10-14 13:26: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2013년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8)을 영입한 LA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다저스 유니폼을 입히기 전 ‘독특한’ 과정을 선보였습니다.

그 즈음에 류현진이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출연한 모습을 주의 깊게 지켜봤다고 하죠. 선수의 경기력뿐만 사생활이나 인성 등 경기 외적 요소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올해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홈런왕’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를 보기 위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들 역시 박병호의 경기력 외에도 사생활, 인성, 다른 선수들과의 친분까지 파악에 나섰다는 후문입니다.

최근 현역 야구선수 A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여성의 ‘폭로 파문’이 인터넷에서 단연 화제입니다. 자신과도 결혼을 거론해놓고 알고 보니 결혼할 다른 여자가 있었다는 일명 ‘양다리’의 희생양이 됐다는 사실에 앙심을 품고 작심하고 글을 올렸죠.

“우리 감독 또XX” “(같은 팀 선배인) OOO 선수는 내 물건을 함부로 써서 꼴 보기 싫다” “야구 좋아하는 X들은 전부 다 망가졌다. 냄새나게 생겼다” “우리 팀 치어리더들은 다 X없게 생겨서 XX 안 XXX…” “방송 중계할 때 리포터들 입 냄새 난다” “(야구선수) OOO가 저 여자 XX었는데 X없다고 말했다” “(야구선수) OOO는 전 여자친구를 낙태시키고 XXXXX를 나한테 맡겼다”

평소 A씨가 주위 사람들에 대해 했다는 일명 ‘뒷담화’의 주요 내용들입니다. (기자는 위의 저 문장들을 쓰면서 대체 어디에다 ‘X’ 처리를 해야 할 지 몇 분간 고민했습니다.)

여기에 최근엔 방송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인기 치어리더 박기량(25·사진)씨의 경우, A씨가 박씨에 대해 여러 야구선수와 문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말한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실명이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물론 프로 운동선수라도 함부로 왈가왈부해선 안 되고 존중받아야 하는 ‘사생활 문제’입니다. 그런데 다른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갈등의 당사자들 외에 ‘제3의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겁니다. A씨가 비하하고 모욕하고, 사실 확인도 안 된 채 내뱉은 불미스런 내용의 대상들은 전부 현재 인터넷에 실명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A씨와 A씨의 구단은 입을 딱 다물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모욕적인 내용과 함께 실명까지 공개돼 치솟는 굴욕감을 꾹꾹 눌러가며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정작 그 원흉인 A씨는 침묵하고 있고 A씨의 소속처는 방관하고 있는 겁니다.

류현진을 영입한, 그리고 어디가 될지는 모르지만 박병호를 영입할 메이저리그 구단은 왜 두 선수의 사생활, 인성, 주위 사람들과의 친분 등 경기 외적인 부분들까지 관심을 가졌던 걸까요.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이런 것들도 과학적으로 입증만 안 될 뿐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겠죠. 그러나 프로 선수는 언제나 ‘팬’과 연결돼 있기 때문도 있지 않을까요. 아마추어가 아니기 때문에 운동 내외적 모습에서 모두 팬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하는 것도, 사람이라 완벽할 순 없지만 그러려고 노력하는 것도 프로 선수로서 지켜야 할 책임의 영역으로 보는 것 아닐까요.

여기에 해당 선수를 지켜보고 분석해 영입하는 역할을 하는 자신들의 책임도 다 하는 겁니다. 계약금과 연봉을 지불하고 우리 팀의 유니폼을 입혀 이 선수를 팬들에게 선보이기까지, 그럴만한 자격이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이 정도의 철저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팬들에게 알리는 겁니다. 그런 선수 관리와 문제 대응의 책임은 분명히 구단에게 있습니다.

이래서 제3의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해명이든 사과든 “더 성숙한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이든 말 한마디 없는 A씨는 무책임합니다. 그리고 이런 A씨를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소속 구단은 더 무책임합니다.

연합뉴스 기사를 보니 이 구단은 “개인 간의 일”이라면서 “법적 분쟁(박기량이 수원지검에 명예훼손으로 고소)으로 가고 있어 외부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합니다.

솔직히 수사·재판 부분을 읽을 때 조금 웃었습니다. 이 구단은 대한민국 검사, 판사가 다 바보인 줄 아나 봅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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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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