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하나 뿐인 여동생이 죽었다. 그것도 남의 손에. 증거도 증인도 없는 강도살인이다. 누가 범인지도 모르는 가운데 동생의 넋을 위로하는 넋건지기굿이 벌어졌다. 그런데 동생에게 가야 할 놋그릇은 한 남자의 앞에 난데없이 떨어졌다. 그는 놋그릇을 보자마자 부리나케 도망친다. 비현실적인 일이지만 주인공 장우(주원)는 그 사람이 범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저 사람의 범행을 입증해야 할까.
영화 ‘그놈이다’(감독 윤준형)는 여동생을 끔찍이 아끼던 남자 한장우가 범인을 추격해 가는 과정을 거칠게 그려낸다. 단순 스릴러물은 아니다. 오히려 공포 영화에 가깝다. 귀신을 보는 여자 시은(이유영)은 자신이 보는 죽음에 의지해 장우에게 범인이 동네 민약국 약사(유해진)라고 가르쳐준다. 영화 속에서는 범인 추적 과정에 끊임없이 귀신이 개입한다. 계속해서 벌어지는 살인의 흔적을 보여주고 범인이 있는 방향을 지시하는 것은 원혼이다. 영화 속 경찰과 동네 주민들은 끝내 장우마저 미친 놈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장우의 말을 믿지 않는다. 답답함 속에서 장우는 홀로 범인 추격에 나선다.
영화의 기승전결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구조다. ‘전설의 고향’을 두 시간짜리로 늘려 보는 느낌이 들 정도다. 처음부터 범인을 알리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만큼 영화의 구도는 작위적이며 범인의 동기 또한 평면적이다. 귀신을 보는 시은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답답함만 안기는 캐릭터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몰린 장우가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할 때, 그의 분노를 다시 돋우는 것은 시은이 아닌 민약국이다. 모든 핸디캡을 짊어진 주인공들이 죽기 직전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주인공도, 범인도 아닌 어느 순간 나타난 데우스 엑스 마키나(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하여 극의 긴박한 국면을 타개하고, 이를 결말로 이끌어가는 수법)다.
물론 역량 있는 배우 유해진의 연기는 손색이 없다. 주원의 연기 또한 볼만하지만 캐릭터에는 매력이 없다. 신인인 이유영은 캐릭터로 살아 움직이기보다는 이야기의 도구로 쓰인다. 28일 개봉. 15세가.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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