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보험은 현재 가입자 수만 3403만명으로 전체국민의 66.3%가 가입할 정도로 필수보험으로 자리 잡았지만, 한방진료를 받는 경우 보장을 거의 받지 못해 논란이 돼왔다.
2009년 10월 당시 금융감독원은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표준약관 ‘실손의료보험’ 고시 개정을 통해 실손형 의료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항목에 ‘한방치료, 치과치료에서 발생한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에 해당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를 추가시켰다.
이후 개정안에 따라 한의원이나 치과에서 치료를 받더라고 비급여 진료에 대해서는 실손형 의료보험에서의 보상이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한방의 경우 질병 치료가 목적인지 아니면 건강 유지 및 체질개선을 위한 의료 행위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때부터 환자의 선택권, 의료 혜택의 형평성에 대한 시비가 촉발됐다.
지난해 7월 권익위원회가 치료 범위가 명확한 한방 비급여는 실손보험의 적용을 받도록 표준약관을 변경해야 한다고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에 권고하면서 재논의의 불씨를 지폈다.
지난 7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한방진료를 실손보험에 포함하는 방안을 보험업계와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20일에는 금융감독원이 “한방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실손보험 보장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보험업계와 한의사협회 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다”고 밝히면서 실손보험에 한방 비급여 진료를 포함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정부도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도 25일 대한한의학회가 개최한 ‘2015전국한의학학술대회’에 미리 보낸 축사를 통해 “한의약 진료 이용을 더 편하고 쉽게 하고 진료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한의약이 건강보험과 민간실손보험 적용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보험업계의 반발이 만만치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손해율’이다. 2010년 114%이던 손해율이 지난해에는 140%에 육박했다. 일부 손해보험사의 경우 150%를 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다 한방 비급여까지 보장할 경우 손해보험사들이 감당하기 어렵다. 한방 비급여를 포함할 경우 보양, 미용, 재활 등 직접적인 치료와 관련 없는 ‘과잉진료’가 더욱 늘면서 손해율이 높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진료항목의 표준화’도 지적했다. 비교적 표준화가 잘 된 양방의 경우, 급여부분은 의료 적절성이 평가되고 통제됐지만 비급여 영역의 경우 진료정보와 원가정보를 파악하고 통제하기 어려워 치료비 차이가 컸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한방의 경우 침의 종류, 약재의 종류에 따라 진료비가 더욱 천차만별이라 보장범위를 정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해보험 업계 한 관계자는 “정당한 진료 목적의 한방 치료를 포함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피해를 막는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며 “여론에 밀려 보험사만 압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goldenbat@kukinews.com
[쿠키영상] '말도 손짓도 필요 없다' 건널목 할아버지를 지켜주는 경찰의 발걸음
[쿠키영상] '폭우가 만든 기적'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칠레 사막이 분홍빛 꽃밭으로
[쿠키영상] 유빈-전지윤, 효린-키디비, 트루디-헤이즈, 예지-수아, 캐스퍼-엑시 한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