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면세점 지키기에 ‘사활’… 강남권 관광활성화 카드 꺼내

롯데, 면세점 지키기에 ‘사활’… 강남권 관광활성화 카드 꺼내

기사승인 2015-11-05 05:00:55

배수의 진 친 롯데… 하나라도 지켜내지 못하면 ‘상장’ 차질
맹렬히 추격하는 2위 신라에 업계 1위 자리 빼앗길 수도

[쿠키뉴스=김진환 기자] 올해 안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면세점 3곳과 부산 면세점 1곳을 운영할 사업자가 이달 중 결정된다. 이번 시내 면세점 특허전 결과에 따라 면세업계에 지각변동이 올 수 있다. 롯데가 기존의 사업권인 소공점과 롯데월드점 둘 중에 하나라도 잃게 되면 업계 2위인 신라에게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정상화를 위한 ‘상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잘해야 본전인 롯데면세점이 다급해 졌다.

롯데면세점은 4일 서울 잠실 월드타워 단지에서 개최한 프레스투어에서 ‘월드타워점 글로벌 NO.1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롯데는 향후 5년간 1조2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내년 하반기 월드타워가 완공되는 시점에 맞춰 매장 규모를 국내 최대인 3만6000㎡로 확대해 공연·문화·체험·관광·쇼핑을 원스톱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으로 탄생시킨다고 밝혔다.

◇강남 3구(송파·강남·서초)와 월드타워를 잇는 ‘문화관광벨트’ 제안

롯데면세점은 잠실 월드타워점을 동북아 랜드마크 면세점으로 만들어 향후 10년 내 단일 매장 기준 세계 1위를 목표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동력으로 ‘강남문화관광벨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롯데면세점은 강북권 대비 강남권의 부족한 관광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석촌호수에 국내 최대 규모인 123m 높이의 대형 하모니 음악분수를 조성한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와 두바이 부르즈할리파에 버금가는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또 세계 최고층 전망대, 1200억원을 투자한 국내 최초의 빈야드 클래식 전용홀, 아시아시네마 멀티플렉스, 아쿠아리움, 6성급 호텔, 롯데월드어드벤처 등 인근 시설과 연계해 월드타워점을 강남권 최대의 관광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외국인 유입을 위해 강남북을 잇는 시티투어버스도 별도 운영할 방침이다. ‘동대문-서울숲-잠실역’과 ‘남산-압구정’을 잇는 2개의 시티투어버스 노선을 운영하고 ‘가로수길-압구정로데오-강남역-코엑스몰-석촌호수-한성백제문화박물관-올림픽공원-풍납백제문화공원’으로 이어지는 강남문화관광벨트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6일 송파구와 업무협약을 맺은데 이어 강남구, 서초구와도 연달아 MOU를 체결하고 강남 3구와 함께 강남권 관광 활성화에 나섰다.

또 백제 유적지와 연계한 세계문화유산 축제 개최, 올림픽공원 패밀리콘서트, 송파관광정보센터 시설 개선 등도 추진해 외국 관광객의 여행수요 창출 및 재방문율 증대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고득점 전략… 사회공헌과 상생협력에 노력

관세청이 공개한 면세사업자 평가 기준은 크게 5개 항목에 1000점 만점이다. 관리역량은 300점, 경영능력은 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환경요소 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 1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150점이다. 롯데는 이중 사회공헌과 상생협력을 위한 파격적인 복안도 내놨다. 전 영역에서 골고루 고득점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월드타워가 완공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중소브랜드 매장인 ‘K­스토어’를 운영한다. 200억원 규모의 협력업체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하고,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사회적기업과 청년벤처기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지방 중소 시내 면세사업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브랜드 입점 지원은 물론, 마진 없이 상품구매를 대행·공급하는 등 이색적인 상생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시내 두 곳 모두 수성해도 ‘본전’… 한 곳만 잃어도 ‘위기’

지난해 롯데가 면세점 사업으로 거둔 매출은 약 4조원이다. 이중 소공점이 1조9763억원으로 단일 면세점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월드타워점의 경우 4820억원이지만 롯데는 월드타워 완공과 발맞춰 ‘더 넥스트’로 지칭하며 소공점을 능가하는 면세점으로 키울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면세점 사업이 호텔롯데 영업이익의 96%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어느 한 곳이라도 특허를 지키지 못하면 다음번 재심사까지 5년간 수조원의 매출을 날릴 수 있다. 상장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게 된다. 기업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지난 7월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획득에 성공한 호텔신라의 맹렬한 추격에 업계 1위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을 설립, 오는 12월에 용산 아이파크몰에 면세점을 오픈한다. 신라는 2016년에 1조원, 재심사가 있는 2020년에는 2조원의 매출목표를 밝혔다. 기존에 운영중인 호텔, 공항, 제주도 면세점의 매출액을 합하면 5년 후 4조원을 웃돌며 업계 1위로 등극할 수 있다.

이날 프레스투어에서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특허를 내줄 경우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고 그에 대한 대안도 없다”며 “월드타워점을 소공점을 능가하는 국내 최대규모 면세점으로 성장시킬 계획만 갖고 있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호텔롯데의 상장과 업계 1위 수성 등 그룹의 사활이 이번 특허권 심사 결과에 달렸다.
goldenba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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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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