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이태원살인사건’의 고(故) 조중필(사건 당시 22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아서 존 패터슨(36·당시 18세)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11일 열렸습니다.
“피가 범벅이 된 사람(패터슨)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고, 피해자(조중필씨·신장 176㎝)보다 덩치가 작은 사람(패터슨·172㎝)도 범인이 될 수 있다”는 부검의인 법의학자 이윤성 서울대 교수의 괄목할 만한 증언이 나왔지만, 이번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아직 확신할 수도 없습니다.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조중필씨의 어머니 이복수(73) 여사는 이날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목 동맥과 정맥이 완전히 절단…” “피해자를 고정시키고 같은 부위를 찔러…” “피해자 목과 가슴을 5회에 걸쳐 찌르고…”
검사, 변호사, 증인이 주고받는 한마디 한마디가 자신도 칼에 찔리는 듯한 고통일 것임이 분명하지만, 이번만큼은 아들의 한(恨)이 풀리길 바라고 그 과정을 지켜보려는 ‘어머니’란 존재의 초자연적 힘으로 객석에 앉아 버텼겠죠.
그런데 그런 이 여사도 도저히 인내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사진’이 제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여사는 조중필씨의 부검 사진이 법정 스크린에 나오자 차마 보지 못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이 여사는 증인 신문이 끝나고 재판이 거의 끝날 때쯤에야 다시 들어와 좌석에 앉았습니다. 어디선가 눈물을 흘렸는지는 따라가 보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이미 눈은 벌겋게 충혈 돼 있었습니다.
앞서 4일에 열렸던 첫 공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날엔 사건 당시 패터슨과 같이 있었고, 패터슨보다 먼저 살인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었던 재미교포 에드워드 리(36)가 증인으로 나왔죠.
법정 스크린엔 핏자국이 가득한 이태원 햄버거 가게의 화장실 현장 사진이 떴습니다. 방청석 오른쪽 세 번째 줄에 앉아있던 이 여사는 일어나 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들하고 같이 밥도 먹고 싶고 마주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데 그런 걸 못해서 너무 속이 상하고. 존경하는 재판장님, 검사님들 하…. 그냥 우리 죽은 아들 한이라도 풀게 범인을 꼭 밝혀주십시오”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18년간이나 밝혀주지 못한 수사당국이 원망스러울 게 뻔한데, 이 여사는 법정을 나가기 전 굳이 ‘존경하는’을 붙여가며 애원하듯 말했습니다.
앞으로의 공판에서도 신문 과정에서 조중필씨의 시신 사진과 그가 쓰러져 간 끔찍한 현장이 몇 번이고 공개될 겁니다. 그때마다 이 여사는 법정을 나가겠죠. 아무리 반복이 되고 시간이 흘러도 ‘같이 밥도 먹고 싶고 마주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 자식이 참혹하게 죽어있는 모습에 ‘적응’이 될 부모는 세상에 없을 테니까요.
사건 이후 이 여사에게 ‘살아왔다’는 말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18년 전 그날, 아들과 같이 죽었지만 ‘그저 숨통만 붙어있을 뿐’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그 숨통이 어떤 힘으로 붙어있겠습니까.
이번만큼은 꼭 이 여사의 바람대로 조중필씨의 한이 풀려서, 이 여사가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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