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박서준 “인기 실감한 적? 한 번도 없었어요… 예능은 울렁증 있어서 못해요”

[쿠키인터뷰] 박서준 “인기 실감한 적? 한 번도 없었어요… 예능은 울렁증 있어서 못해요”

기사승인 2015-11-24 14:17: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이제 시작이다. 배우 박서준은 지난 11일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성공보다 연기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에 주목하고 있었다. 최근 서울 언주로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서준은 부쩍 수척해진 모습에도 체중은 그대로라며 환하게 웃었다. ‘지부편 앓이’가 유행처럼 번져나갔지만 그는 아직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눈치였다. 단어를 고르며 차분하게 한마디씩 이어나가는 말투와 자세는 드라마 속 지성준의 모습 그대로였다.

Q. ‘그녀는 예뻤다’ 종영 소감.

“기대감도 있었지만 부담감도 컸던 드라마였어요. 잘 마무리된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죠. 저에게는 주연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앞으로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Q. 공중파 첫 주연작이 너무 잘 됐다.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도 클 것 같은데.

“드라마 시작 전에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말한 건 드라마가 ‘잘 될까, 안 될까’라는 것보다는 제 자신에 대한 것이었어요. 내가 과연 주인공으로서 한 작품을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이 될까 싶었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잘 끝난 것 같아서 어느 정도는 저를 인정해 주신 것 같아요. 물론 단독 주연도 아니었고 정음 누나에게 의지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음 작품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죠.”

Q. 이번 드라마를 찍으며 가장 고민이 됐던 부분이 있었다면.

“초반에는 이중인격처럼 보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사무실에서는 ‘지랄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독설도 많이 하고 까칠하고 냉소적인 모습들을 보였잖아요. 그런데 첫사랑 혜진인 줄 알았던 하리(고준희)를 만나서는 어렸을 때의 추억과 사랑하는 감정 때문에 다정다감하고요. 일관성 있게 표현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독한 대사가 많아서 쉽지 않을 것 같았죠. 그래서 지성준의 원래 성격은 뭘까 생각해봤더니 혜진이를 대하는 모습이 원래 성격일 것 같았어요. 그러면 일터에서의 지성준은 보여주기 위한 만들어진 모습이겠구나, 자기가 하면서도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래서 회의 장면에서도 겉으로는 막 내뱉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떨고 있는 모습들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Q. 황정음은 애드리브보다는 대본에 충실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하더라. 박서준은 어떤가.

“저도 애드리브를 가끔 하지만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애드리브는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정음 누나도 흐름에 방해되는 애드리브는 안하고요. 누나도 애드리브를 하긴 해요. 하하. 밝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장르의 특성상 그럴 여지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극에 도움을 줄 수도 있는 거니까. 만약 정극이었으면 저도 애드리브를 안 했을 거예요.”

Q. 어떤 대사가 박서준의 애드리브였나.

“원래 대본에는 지성준이 미끄럼틀을 내려와서 ‘김혜진씨, 오랜만입니다’라고 하는 거였는데 제가 애드리브로 ‘달이 참 밝네’라고 했어요. 지성준으로서는 갑자기 그 말이 나오기가 많이 창피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냥 내려와도 창피할 텐데 완전 거꾸로 내려왔잖아요. 태연한척 하는 말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감독님에게 ‘이거 한 마디 할게요’라고 했어요. 나중에는 작가님이 그걸 혜진이 대사로 넣어주셨요. ‘달이 참 밝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대사 같지 않아?’라고요. 또 졸고 있는 혜진이를 받쳐주다가 깨는 장면에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발연기 하는 것처럼 ‘누가 내 가방을 여기다 놨어?’라고 했는데 그것도 잘 살았던 것 같아요.”



Q. 드라마에서 몸매 관리나 패션 스타일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더라.

“운동은 원래 하는 거니까 꾸준히 했어요. 이전 작품들보다는 몸을 키워서 시작했는데 촬영하면서 다 줄어들었어요. 하하. 스타일링도 역할을 표현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신경을 썼어요. 매거진의 편집장은 세계적인 트렌드를 주도하는 사람들이에요. 제 역할도 매거진의 부편집장인 만큼 더 세련되고 때로는 과한 스타일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관심 있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와이드 팬츠나 터틀넥도 많이 입었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보여드리기 위해 남들보다 옷을 많이 입었어요. 평소에도 패션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편이에요.”

Q. 원래 야구 선수가 꿈이었다가 모델을 거쳐 배우가 됐다고 들었다. 배우에 어떤 매력이 있었나.

“저도 남들처럼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고 중학교 때는 부모님이 보내는 보습학원을 다녔어요. 우연히 친구를 따라 연기학원에 가보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도 한 번 해보고 싶은 묘한 끌림이 있었어요. 직접 해보니까 뭔가를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제 모습에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그 경험 이후부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한 적이 없었어요.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더 빨리 연기를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교육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할 기회가 없는 건 문제 같아요.”

Q. 요즘 많은 여성들이 ‘지부편 앓이’를 겪고 있는데 언제 인기를 실감하나.

“아마 이제 다 끝날 걸요. 드라마 끝났으니까? 하하. 인기를 실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드라마 종방연 하던 날 ‘탑차가 간다’라는 게릴라 데이트를 했는데 그날 많이 느꼈어요. 대학가였고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 그랬겠지만 많은 분들이 오셨더라고요.”

Q. 최근 배우들도 MBC ‘일밤-복면가왕’에 많이 출연하는데 혹시.

“저는 예능은 울렁증이 있어서 못하겠어요. 너무 어렵고 안 맞아요. 예능은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영화를 찍으면 홍보 차원에서 예능에 단발로 출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건 좋다고 생각해요. 고정은 조금 무서워요. 또 예능에서는 캐릭터보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 많은 작품을 하고 싶은 입장에서 그게 과연 도움이 될까 싶어요. 저는 연기를 더 열심히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Q. 배우 박서준과 목표는 무엇인가.

“이제 앞으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 같아요. 여태까지는 당장 눈앞의 목표로 지내왔어요. 회사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오디션을 봤으면 좋겠다,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주인공이 돼서 극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해봤으면 좋겠다. 지금부터는 목표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앞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역할들을 맡으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예뻤다’는 저에게 시작이라는 의미가 커요. 앞으로 채워갈 제 필모그래피의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싶죠.”

Q. 그렇다면 사람 박서준의 목표는.

“그냥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특별한 삶보다는 제 나이에 맞게 하는 일들을 잘 즐기면서 살아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요. 단지 하고 있는 일이 배우일 뿐이지 저도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좋은 영향력을 줬으면 좋겠어요.” bluebell@kukimedia.co.kr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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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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