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지출한 진료비를 보장하는 ‘실손 한방보험’ 출시 쉽지 않아
[쿠키뉴스=김진환 기자] 20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이 한방진료 비용을 특약 형태로 보장하는 ‘라이나플러스한방보장특약’ 상품을 출시하고 생명보험협회에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은 과거 보험이 보장하지 않던 비급여 진료의 대표적 항목인 추나요법, 약침치료를 연간 10회에 한해 1만~1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또 3대 질병인 뇌출혈, 암, 급성심근경색으로 한의원에서 첩약을 조제할 경우 연 1회에 한해서 50만원을 정액 지급한다.
한방진료를 보장하는 보험은 현대라이프생명에 이어 라이나생명이 두 번째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10일 업계 최초로 양방과 한방을 동시에 보장하는 ‘양한방건강보험’을 출시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이 출시한 상품은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등 중대질환 발생 시, 진단금과 병의원 치료비는 물론 첩약, 약침, 물리치료 등 한의원 치료비도 정액으로 보장하는 상품이다. 일반암으로 진단받고 병의원과 한의원에서 협진 치료를 받는다면 진단비는 3000만원, 항암방사선 치료비와 항암 약물 치료비로 각 100만원씩 보장되고, 첩약은 3회까지 회당 100만원, 약침과 물리치료는 5회까지 회당 10만원씩 보장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제까지 한방진료를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하지 못한 이유로 진료항목과 진료비에 대한 통계부족과 진료비 산정기준 미비를 꼽았다. 양방과 달리 한방의 비급여 항목 진료비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가 부족해 보험료를 얼마로 정해야 할지 정밀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또 치료를 목적으로 한 것인지 미용이나 보양을 위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자칫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이유다. 다시 말해 받는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이런 우려에도 보험업계가 한방진료를 보장하는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는 배경에는 치열한 보험시장의 상황이 작용했다. 업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차별화된 상품으로 그간 사각지대였던 한방 영역을 개척하자는 것이다. 업계 중위권의 보험사들이 먼저 상품을 출시한 것도 리스크는 있지만 얻는 것이 더 크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미개척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속내다.
물론 충분한 안전장치도 만들었다. 현대라이프나 라이나에서 출시한 상품은 ‘실손보험’이 아닌 ‘정액형’ 보험이다. 횟수와 금액에 상관없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년간 정해진 금액과 횟수에 한해서만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충분히 손해율 통제가 가능하게 설계됐다. 결국 반쪽짜리 보험인 셈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초기에는 안정적인 정액형 상품이 주를 이루겠지만 한방진료 보험금 지급에 대한 통계치가 쌓이고 지급기준이 정교화 되면 충분히 실손형 상품도 출시될 수 있다고 봤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한방의 경우 동일한 치료도 치료비가 수십배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아 현재로서는 실제 치료비용을 보장하는 보험 출시가 어렵지만, 시장성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머지 않아 실손형 한방보험도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제대로 된 실손 한방보험 출현에 부정적인 견해도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손해율’이다. 현재 양방만 보장하는 실손보험의 경우 2010년 114%이던 손해율이 2014년에는 14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손해보험사의 경우 150%를 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다 한방 비급여까지 보장할 경우 손해보험사들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현실적인 업계의 입장이다. 한방 비급여를 포함할 경우 보양, 미용, 재활 등 직접적인 치료와 관련 없는 ‘과잉진료’가 더욱 늘면서 손해율이 높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어느 보험사도 선뜻 나서길 꺼려한다는 것이다.
물론 답은 있다. 손해율 만큼 보험료를 올리면 된다. 하지만 과도한 보험료 인상은 결국 서민 경제를 어렵게 하고 상품의 시장 경쟁력도 떨어지게 된다.
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실손 한방보험에 대한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손해율 통제를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또 과거 실손보험의 돌풍적인 인기에 모든 보험사가 경쟁적으로 상품을 출시했지만 결국 극심한 손해율로 ‘계륵’ 같은 상품이 된 경우도 많다”며 “보험사들도 수년간 충분히 시장을 보고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goldenba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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