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부임한지 1년이 지났다. 2014년 11월 부임 후 윤종규 회장은 조직을 정비하고 고객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도 개선되고 금융당국과의 관계도 회복했다.
하지만 윤종규 회장의 이런 성과 이면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취업시장에 내몰린 직원들의 희생이 있었다. 또 주가는 최근 5년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하며 주주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윤종규 회장의 공…내부정비·고객신뢰회복
윤종규 회장이 취임할 당시 KB금융은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은행 주전산기 교체 등 내부 불협화음을 겪고 있었다. 특히 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두고 전임 지주회장과 은행장 간의 갈등은 금융당국과의 마찰로 이어졌고 사외이사 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윤 회장은 취임사에서 서로 생각은 달라도 화목하고 단합한다는 뜻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언급하며 내부 단속을 통해 이런 어려움 정면으로 돌파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윤 회장은 우선 당시 그룹 회장과 은행장 겸직하면서 지주와 은행 간의 불협화음이 발생할 소지를 미연에 차단했다. 또 사외이사들의 전원 교체를 끌어내고 내부 감사 제도를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었다.
이런 윤 회장의 노력으로 KB금융의 숙원 사업이었던 LIG손해보험 인수에 대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어 그룹의 몸집을 부풀리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KB금융은 은행에서 보험·증권까지 모든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을 확보하고 1위 금융 재탈환을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
이에 따른 성과는 실적으로 반영됐다. KB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35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40억원(12.8%) 증가했다.
◇윤종규 회장, 대외 악재 속 주가 하락 방어 역부족
이같은 성과에도 KB금융에 대한 투자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윤 회장의 취임 후 주가는 줄곧 내리막세다.
KB금융주가는 지난 22일 2만8200원으로 최근 5년 중 최저점을 찍었다. 중국발 금융위기, 세계경제 침체, 내수부진 등이 대외적 악재 속에서 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율 하락은 KB금융 주가를 끌어내렸다.
지난 3분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60%를 기록해 전분기(1.60%)와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4분기에는 이보다 더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은 KB금융뿐 아니라 은행권 전체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고 저금리가 계속되는 한 이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KB금융의 실적 개선이 착시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지난해 대규모 명예퇴직 비용으로 3000억원 이상이 들어갔고 상반기 때 수천억원대 세금 환익도 있었다. 또
KB의 대손 비용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안심전환대출 취급을 해서 마진도 많이 빠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같은 플럭츄에이션(급격한 변동)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펀드멘탈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지난해를 실적이 개선된 해로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실제 KB금융은 윤 회장의 지주 인원 10% 감축 목표에 따라 조직 슬림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지난해 은행의 2차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KB금융은 지난 6월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1121명을 감축했다. 또한 12월에 임금피크제 대상 740명 가운데서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전산사고, 내부 갈등 등을 봉합한 부분은 박수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저금리라는 큰 난관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실적의 개선을 이끌어 내는 일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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