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센터 기용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의 모험

용병 센터 기용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의 모험

기사승인 2016-02-16 15:26:55
프로배구 용병은 거의 공격수였다. 장신과 타고난 점프력을 앞세워 토종 블로커들을 농락했다. 딱 한번 2009-2010시즌 세르비아 출신 블라도가 우리캐피탈의 세터로 영입된 적은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공격수였다. 센터 출신인 시몬(OK저축은행) 조차 국내에서는 공격수로 변신해야 했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배구 포스트시즌 티켓을 다투고 있는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최근 대체 용병을 센터로 데려오는 모험을 감행했다. 김수지, 김혜선이 지키는 센터로는 3강까지 주어지는 ‘봄 배구’ 티켓을 따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흥국생명은 세트당 1.73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6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블로킹을 기록하고 있었다. 195㎝의 새 용병 알렉시스를 센터로 세워 블로킹 벽을 높이고 김혜선을 라이트 공격수로 돌리는 새로운 전형으로 흥국생명은 지난 14일 선두 IBK기업은행을 3대 1로 잡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시즌 막판 주전들의 포지션을 이동하는 것은 위험요소가 많다. 게다가 알렉시스는 국내 무대 데뷔전이었다. 특히 김혜선은 라이트 포지션이 처음이었다. 공격수로 변신한 그는 기업은행을 상대로 자신의 개인 최다득점 17점에 버금가는 16점을 올리며 박 감독을 기쁘게 했다. 장기인 이동공격은 물론 이따금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사실 알렉시스는 지난해 트라이아웃(선수 공개선발제도)에서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이 욕심을 냈던 선수였다. 공격자원이 많은 팀 사정을 감안해 알렉시스는 센터로 세우고, 김희진을 라이트 공격수로 돌려 공격력을 배가시킬 구상도 했었다. 그런 선수가 시즌 막판 적으로 만나 이 감독에게 비수를 꽂은 것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기자
wssuh@kmib.co.kr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