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멀리 돌고 돌아서 다시 시작한 곳에 다시 온 엑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

[쿡리뷰] 멀리 돌고 돌아서 다시 시작한 곳에 다시 온 엑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

기사승인 2016-03-21 10:59: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꼭 1년 만이다. 지난해 같은 곳, 같은 달에 개최된 엑소의 단독 콘서트 ‘디 엑솔루션’이 마침표를 찍고 ‘디 엑솔루션 닷’으로 돌아왔다. ‘중독’으로 시작해 “멀리 돌고 돌아서 다시 시작한 곳에 다 왔다”는 노래 ‘히스토리(History)’로 앙코르 콘서트의 막을 연 엑소는 모험을 떠나는 출정식 같았던 ‘엘도라도(EL Dorado)’무대를 모험을 마치고 돌아온 개선식으로 바꾸어냈다. 견장과 훈장을 주렁주렁 달고 온 엑소는 자신들을 맞이하는 엑소-엘(EXO-L:엑소 팬클럽)들을 늠름하게 마주했다.

1년 전과 같은 콘서트로 보인다. 일단 대부분의 곡목이 그렇고, 의상도 구성도 비슷하다. 앙코르 콘서트라 그렇다지만 다른 점은 훨씬 더 많다. 10명이었던 멤버가 9명으로 줄었다. 콘서트 오프닝에서 ‘10개의 물질’이었던 것은 ‘9개의 물질’로 바뀌었다. 아이러니한 점은 지난해 콘서트 개최 이후 탈퇴한 멤버 타오가 콘서트 당시 부상으로 인해 대부분의 콘서트 무대를 소화하지 못해 동선이나 무대 구성에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악재 속 한 가닥 긍정적인 점이다.

멤버들의 성장은 가장 괄목할만한 변신이다. 1년 전에도 부상으로 팬들에게 “회복 중이다. 괜찮다”고 말하다 눈물을 쏟았던 카이는 20일 콘서트에서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의젓하게 팬들을 달랬다. 리더 수호의 능숙한 진행과 양념 같은 백현의 농담은 팬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여전히 팬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이 미숙한 디오지만 팬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말들은 위안이 됐다. 전 세계의 팬들을 만나고 다시 돌아온 엑소가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감사와 교감이었다. 팬들도 이에 응답했다. 콘서트 내내 손을 흔들고 멤버가 자신의 앞으로 지나가면 꽃다발을 내밀었다. ‘드랍 댓(Drop That)’에서는 마치 자신들이 엑소가 된 듯 함께 뛰었다.

엑소는 가정사 시끄럽기로 유명한 그룹이다. 두 해에 걸쳐 세 명의 멤버가 탈퇴했으며, 그 과정은 난잡했다. 끊임없이 소음이 일었고, 아직도 남은 한 명의 멤버를 두고 엇갈리는 시선이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 변하지 않는 것은 있다. 엑소에게 남은 길에 얼마나 더 많은 아픔과 함정이 있을지도 미지수지만 엑소는 이 날 콘서트에서 팬들을 향한 마음은 변함없이 굳건함을 표했다.

엑소는 오는 24일, 28일, 31일 총 3회에 걸쳐 서울 영동대로 SMTOWN 코엑스 아티움 내 SMTOWN THEATRE에서 ‘디 엑솔루션 에필로그’를 개최해 콘서트의 여운을 이어간다.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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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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