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365일 후(後)-④] 감염병 백신개발 어디까지 왔나

[메르스 365일 후(後)-④] 감염병 백신개발 어디까지 왔나

기사승인 2016-05-20 01:05:55

[편집자 주] 지난해 5월 20일 첫 번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 발생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작년 전 국민을 감염병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로 186명의 확진환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무려 1만6693명 메르스로 인해 격리생활을 해야했고, 국내 경기마저 위축되는 등 그야말로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메르스 사태 당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것이 정부의 부실한 감염병 관리였습니다. 이에 정부가 새로운 감염병 관리 대책을 내놓고 각 병원들도 병실문화를 개선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쿠키뉴스는 지난 1년 메르스 이후 변화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메르스 365일 후(後)’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① 대한민국 감염질환 관리 현주소
② 제2의 메르스 사태 막아야, 국가 차원 감염질환 관리 대책
③ 변화된 병원문화와 감염병 관리
④ 감염병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⑤ 숫자로 돌아본 메르스-1명으로 시작해 세계 2위 불명예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국내에서 메르스 치사율은 20.4%로, 전 세계 메르스 감염 환자 치사율 35%를 감안해도 적지 않은 수치다. 특히 치사율이 높은데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항바이러스제)가 없어 메르스 감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매우 컸다.

메르스 종식 이후 국내에서 정부는 물론, 제약기업과 연구기관, 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멍난 방역망과 부실한 감염병 관리로 질타를 받았던 정부가 메르스 사태 이후 국내 산·학·연과 손잡고 메르스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메르스 관련 과제현황’ 자료에 따르면 셀트리온, 국제백신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화여대·경희대·가톨릭대·전북대 산학협력단, 대한의학회, 우지비앤지 등 제약사와 연구기관에 정부가 메르스 관련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제약기업 셀트리온은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항체 개발(정부 연구지원비 9억원)' 연구를 시작했고, 국제백신연구소는 '메르스바이러스에 대한 백신항원 발굴 및 백신 유효성 평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정부 연구 지원비 25억)'에 착수했다. 또한 한국생명연구원도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한 백신 후보물질과 유효성 평가 시스템 개발(정부 연구지원비 25억)'에 돌입했다.

경희대 산학협력단은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백신 후보 발굴연구(정부 연구지원비 15억)'를 진행하고 있다. 가톨릭대 산학연구단은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RNA 백신 플랫폼을 활용한 중동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 바이러스(MERS-CoV) 백신 개발(정부 연구지원비 15억)'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의학회는 의사들 주도 하에 '메르스 환자 코호트 연구(정부 지원비 5억)'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백신의 종류를 20종으로 확대하고, 연도별로 주요 백신 개발 지원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각종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2월 중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의약품에 대해서 신속 심사 및 절차를 위한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메르스 감염환자가 발생했던 삼성서울병원도 백신 개발에 나선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5년간 410억원의 백신개발 비용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이와 관련 첫 시작으로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난 2월 '국제백신연구소'에 14억원을 전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설립한 국제백신연구소는 백신 개발 기관의 선정과 관리를 맡는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백신 개발을 위해 임상 2상시험 단계까지 진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바이오벤처기업인 진원생명과학은 메르스 DNA백신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승인을 받은 후 임상 1상 연구에 착수했다. DNA백신은 항체를 몸에 주입하면 항체가 생성되는 기존 백신과 다르게 메르스 유전자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조각을 떼내 몸에 직접 넣어주는 원리다. 인체에 유입된 DNA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이는 ‘T세포’를 자극해 바이러스와 싸운다.

제약기업 일양약품은 신종 감염병인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에 반응을 보인 후보물질 8개를 발굴했다고 최근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 3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제공한 지카바이러스를 세 차례 항바이러스제 스크리닝 검정 결과, 보유 중인 8개 후보물질이 치료 반응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후보물질 8개 중 4개는 지카와 메르스에 동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부와 국내 제약사, 병원 등이 발벗고 나서 메르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연구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뿐 아니라 지카바이러스 등 앞으로도 신종 감염병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출몰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이를 기회로 삼아 신종 감염병 관련 의약품의 신속한 제품화와 법적, 제도적 절차를 마련해야 하고 지원금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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