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블랙컨슈머와 멍청한 언론

[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블랙컨슈머와 멍청한 언론

기사승인 2016-05-27 11:44:56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얼마 전 일이다. 롯데제과 기자실 근처 자주 가는 횟집서 밥을 먹다 호치케스(스템플러) 알을 씹은 적이 있다. “어떻게 밥을 하길래 호치케스가 들어갈까” 잠깐 고민하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럴 수 있다 싶어 식당 주인 민망하지 않게 밥이 맛있어 한 공기만 더 달라고 했다. 그리고 넌즈시 “이게 나왔다”며 그럴 수 있다는 표정만 내비쳤다. 주인은 아주 뜨끔했을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간혹 생기는 실수다.

식품이물질에 대해 결함발생률 백만분의 3.4를 의미하는 통계척도인 6시그마(σ, sigma)를 적용하는 식품업체에서도 이런 일은 빈번하다. 철저하게 관리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이물이 들어갈 가능성이 일부 있다고 업체들은 인정한다. 하지만 제조공정상 들어갈 수 있는 이물과 유통이나 보관상에서 유입될 수 있는 이물은 확연히 다르다. 식품이물질 불만을 접수해오는 소비자들이 블랙컨슈머인가 아닌가는 이물의 종류만 봐도 알 수 있는 이유다. 쥐식빵이나 쥐지포 식품 이물질 논란 건만 봐도 결국은 블랙컨슈머였다. 일부 언론의 확인되지 않는, 과정만 있는 이물질 보도는 대부분 유통 혹은 보관상의 소비자 부주의로 발생되는 경우다. 이물질이 어떻게 발생했을지는 소비자들도 잘 모른다. 다만,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황당해하고 분통을 터뜨릴 뿐이다. 이에 단련이 돼 있는 업체들은 명확한 기준 없이 돈이나 제품으로 무마하려고 한다. 또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업체의 이런 행태가 블랙컨슈머를 양산했다.

블랙컨슈머는 식품환경을 더럽히는 암적인 존재다. 보상을 노리고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협박하는 게 블랙컨슈머들의 주 행태다. 일부 멍청한 언론은 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그저 선정적인 보도에 혈안이 된다.

가공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왔는데, 그걸 먹고 구토까지 했다?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드문 경우다. 하루에도 이런 제보 메일이 수십건이나 된다. 불과 2~3년 전보다 10배가량 늘었다. 보상이라도 받자는 일부 못된 소비자들도 늘었단 반증이다. 일부 멍청한 언론과 블랙컨슈머는 식품환경의 질을 더 떨어뜨린다. 이물질이 나왔다면 흥분해서 제보하고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보도해서 해당업체 면박 정도 주는 것으로 사명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그런 행태가 반복되면 절대 식품이물질은 줄어들지 않는다. 정작 제조공정상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 보상 받아야할 소비자들이 블랙컨슈머로 취급받아 보상을 받지 못 할 수도 있다. 블랙컨슈머와 일부 멍청한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매일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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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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