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꽃놀이패’가 제2의 ‘마리텔’이 될 수 없는 이유

[어떻게 생각하세요] ‘꽃놀이패’가 제2의 ‘마리텔’이 될 수 없는 이유

기사승인 2016-06-07 16:09: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시청자의, 시청자에 의한, 시청자를 위한 방송’

시청자를 중심으로 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SBS 새 예능 ‘꽃놀이패’의 슬로건입니다. 하지만 ‘꽃놀이패’는 거꾸로 시청자의 반발만 불러왔죠. 출연 패널과 제작진 모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생중계 방송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지난 6일부터 7일 오전까지 3차례 네이버 V앱에서 방송된 ‘꽃놀이패’는 출연자 6명의 운명을 시청자가 직접 선택하는 신개념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첫 회에선 방송인 유병재, 서장훈, 안정환, 개그맨 조세호, 배우 김민석, 그룹 방탄소년단 정국이 2박 3일 동안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첫 녹화였던 6일 오후 2시 방송부터 패널들에 의해 막말이 쏟아졌습니다.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인 조세호와 서장훈이 그 주인공이었죠. 두 사람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막말 멘트를 던져 네티즌들의 원성을 자아냈습니다.

방송에서 조세호는 방탄소년단 정국이 사온 수제 버거를 보고 “먹다 남긴 것 같다”며 “안 먹어”라고 말했습니다. 또 햄버거를 먹고 있는 김민석에게 “그걸 너 혼자 다 처먹냐”고도 말했습니다.

서장훈은 시청자들의 하트 투표를 강요하는 뉘앙스의 말을 반복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날 서장훈은 “정국의 팬들이 많기 때문에 투표수도 많다”며 “공정하게, 공평하게 투표해 달라”고 계속 말했습니다. 이는 시청자들의 자유롭게 투표할 권리를 가로막는 발언인 동시에 시청자에 의한 방송이라는 슬로건을 부정하는 태도였죠.

조세호와 서장훈은 7일 오전 10시 방송된 세 번째 방송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에서 보도된 자신들의 논란에 관해 해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세호는 “정국과 친하다고 생각했다”며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 남자끼리 있다 보니 친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의욕적으로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는 말도 덧붙였죠.

서장훈은 “말이든 행동이든 그 어떤 것도 못하겠다”며 “힘들다. 사실 어제 시작할 때 얘기를 했다. 정국이가 함께 방송했던 유일한 사람이라 편하게 방송을 했는데 팬들이 오해했다. 그래서 조용히 있었더니 이젠 ‘삐졌다’고 하더라”라고 토로했습니다.

‘꽃놀이패’는 지난해 4월 첫 방송 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인기를 얻으며 방송사들이 준비한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KBS2 ‘어서옵SHOW’와 SBS ‘스타 꿀방대첩 좋아요’도 지난달 6일, 20일 각각 첫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어서옵SHOW’와 ‘스타 꿀방대첩 좋아요’는 스타의 재능 판매, 기부라는 고유의 콘셉트를 갖고 있지만,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네티즌들의 실시간 반응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일부분을 차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꽃놀이패’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따라 했다는 이유로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또한 아프리카TV나 트위치처럼 최근 유행하는 다중 채널 네트워크 방송(MCN)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건 마찬가지기 때문이죠.

문제는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네티즌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패널, 제작진의 이해도가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출연자들은 녹화 후 편집을 통해 브라운관으로 송출되는 기존 방송과 달리 모든 말과 행동이 그대로 전달되는 점, 또 네티즌이 단순 시청자가 아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조세호와 서장훈의 막말, 부정적인 태도는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니까요. 출연자들에게 프로그램의 특징,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잘 전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논란 이후에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제작진의 책임도 큽니다.

네이버 V앱, 다음 팟은 물론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도 인터넷 생중계가 가능해지며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얼굴을 내비칠 창구는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TV에서 방영되는 본 방송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극적인 막말과 부정적인 태도가 용납되는 건 아닙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또한 인터넷 생중계 방송으로 여러 차례 논란에 오른 바 있죠. 방송인 정준하는 가학성 논란에 시달렸고 트와이스 쯔위는 대만 국기를 흔들어 국제적 논란으로까지 번지기도 했습니다. 또 안무가 배윤정이 손가락 욕을 표현해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파일럿 방송 ‘꽃놀이패’는 요란한 불협화음을 내며 자신들의 출발을 알렸습니다. 슬로건을 통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출연자들의 운명이 이미 시청자들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꽃놀이패’는 과연 이 위기를 넘기고 정규편성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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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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