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한 번씩 주어지는 삶과 죽음 중 우리는 대부분 삶에 더 치중한다. 어떻게 더 잘 살 수 있을지 고민도 하고 조언도 듣고 책도 읽는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서는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죽으면 모든 게 끝이므로 어떻게 잘 죽을 수 있을지 애써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사람은 죽음의 주체인 동시에 죽음을 목도하는 주체다. 나만 죽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가까운 누군가도 죽는다. 누군가를 잘 떠나보내야 나도 잘 떠날 수 있다.
‘참 괜찮은 죽음’은 지난해 가을 뇌과학자로 유명한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에 의해 소개되며 번역도 되기도 전에 관심을 끌었다. 영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신경외과 의사로 명성이 높은 저자 헨리 마시는 ‘괜찮은 죽음의 조건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30년을 바쳤다. 저자는 뇌수술로 목숨을 건진 사람, 세상을 떠나는 사람,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 등 병원에서 환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25편의 이야기를 ‘참 괜찮은 죽음’에 담았다.
헨리 마시 지음 /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16,000원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