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한 고교 운동부 지도자들이 학부모들에게 매월 수십만 원의 불법 찬조금을 거둔 것도 모자라 수시로 각종 대회출전비 등을 거둬 온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있다.
해당 학교는 지난해 12월 학부모의 진정을 통해 불법 모금 사실을 확인하고도 지도자 3명에게 학교장 경고 조치만 내렸고 최근 또다시 학부모들의 항의로 사태가 불거지자 설문조사 등을 통해 뒤늦게 이들 지도자들의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22일 경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엘리트체육을 표방하는 경북체육중고가 지난해부터 태권도부 지도자들이 동계훈련비 명목으로 학부모 28명에게 100만원을 각출했고 1인당 월 30만원의 회비를 비롯해 최근까지 각종 명목의 대회 출전비와 인건비, 간식비용을 거둬온 것으로 드러났다.
운동부 찬조금 등은 명백한 불법이다. 교육부는 2013년부터 학교 운동부 관련 후원금을 회계에 편입시켜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제도화했다
하지만 이 학교 태권도부의 학부모 불법 찬조금 모금은 2011년부터 6차례 적발돼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고 거둬들인 돈은 지도자들이 임의대로 사용해 왔었다.
그런데도 학교 측은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외면한 채 감추기에 급급, 학교폭력과 각종 사건 등이 잇따르면서 학부모 등의 원성을 사고 있다.
여기다 지난 5월에는 A학생과 B학생이 기숙사를 무단이탈 했다는 이유로 여자기숙사 사감 C씨가 학생 상담 과정 중 "xx년" 등 폭력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심리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A여학생이 손목에 자해를 했고, 상담교사와 상담을 통해 이달 초 두 여학생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앞서 지난해도 이 학교는 기숙사에 있는 중고 남학생 10여명이 왕으로 뽑힌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무엇이든지 명령할 수 있는 '왕놀이' 과정에서 도가 지나쳐 성추행 사건으로 비화됐지만 유야무야 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장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있는 동안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고, 교육청에 보고 한 뒤 모든 문제를 깨끗하게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은 이같은 사실을 지난 20일 해당 학교로부터 보고를 받았지만 학교 후속조치만 지켜보고 있는 상태여서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북=김강석 기자 kimksu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