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FT아일랜드 “우리는 그냥 우리일 뿐”

[쿠키인터뷰] FT아일랜드 “우리는 그냥 우리일 뿐”

기사승인 2016-07-18 15:11:55


FT아일랜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들의 데뷔곡 ‘사랑앓이’는 누구나 한 번쯤은 노래방에서 불러 봤음직 한 노래다. 많은 사람이 그 시절의 FT아일랜드를 알지만, 현재의 FT아일랜드를 아는 이는 드물다. 정규 6집 앨범 ‘웨어스 더 트루스?(Where's the truth?)'로 돌아온 FT아일랜드를 최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현재의 FT아일랜드와 음악에 관해 물을 수 있었다.

FT아일랜드는 18일 여섯 번째 정규앨범 ‘웨어스 더 트루스?’를 공개했다. 이번 앨범에는 FT아일랜드가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했으며 자신을 짓누르는 편견과 오해에 맞서 스스로 진실을 찾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FT아일랜드는 새로운 앨범에 대해 “우리의 두 번째 앨범으로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5년에 발표한 정규 5집 ‘아이 윌(I Will)’이 이들에겐 새로운 기점이었다. 이 전까지는 대중적인 발라드 위주의 곡을 해왔다면, ‘아이 윌’을 기점으로 음악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졌다. 멤버 민환은 “작년의 연장선으로 강하게 쐐기를 박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중적인 노래를 해야 잘 된다는 편견이나 선입견이 있었죠. 그런 노래를 해야 노래방에서 사람들이 많이 불러주고…. 그래서 그런 걸 계속 해왔는데, 저희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이번에는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고 우리가 알아서 진실을 찾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아서 타이틀명을 ‘웨어스 더 트루스?’로 지었어요.”

대중적인 사랑을 크게 받았던 만큼, 대중성을 포기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까. 멤버들은 이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이번 앨범에서 강렬한 하드록 사운드를 고집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그들이 현재 하고 싶은 음악이기 때문이다.

“밴드 장르가 마니아층이 두터운 건 사실이죠. 그런 성향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한 것 같고요. 우리나라는 아직 음악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런 것을 알면서도 계속 밴드 음악 고집하는 이유는 좋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언젠가는 밴드의 시대가 올테니까.” (이홍기)

그렇다면 FT아일랜드가 이번 앨범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진실은 무엇일까. 타이틀곡을 작업한 이홍기는 “삶에 대한 정해진 답이나 조언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그런 것들은 결국 자신이 직접 느끼거나 경험한 것들이 아니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타인의 말을 듣고 정해진 길을 가기보다는 마음이 가는 곳을 건드려 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자신만의 길을 가라’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그렇게 살기 때문이다. FT아일랜드는 “저희의 음악을 하면서 인생의 2막이 시작됐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이홍기는 “요즘은 노래하면서 스스로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예전에는 좋았던 노래도 있었지만, ‘이걸 왜 부르고 있지?’라는 마음이 드는 곡도 있었어요. 전부 마음에 들지는 않았던 거죠. 하지만 요즘은 저희가 하고 싶어서 만든 노래를 부르면서 행복해요. 지금은 그때보다 의욕적이고 잘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느낌이 많이 다르죠.”

FT아일랜드가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에서의 활동이 큰 영향을 끼쳤다. FT아일랜드는 2008년 일본에 진출했다. 이미 한국에서 성공한 상태였지만, 일본에서는 인디 시장부터 시작했다. 민환은 “연주자 입장에서는 그때부터 밴드가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에서 인디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을 천운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명 앞에서 공연했던 그때의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FT아일랜드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는 1만 명 가량의 관객이 FT아일랜드의 일본 공연을 찾는다고.

“일본에서는 팬들이 계속 늘고 있어요. 남자 팬분들도 많죠.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더라도 지지해주는 팬들이 많아요. 최근에는 저희가 하는 음악을 듣고 저희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뿌듯해요.”

음악적 이야기를 하니 이들에게 평소 덧씌워진 악동의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고 싶은 음악을 찾아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평범한 밴드의 모습이 남았을 뿐. 생각해 보면 FT아일랜드는 큰 사고를 친 적도, 범법 행위를 저지른 적도 없다. 7년쯤 찾아온다는 멤버 간의 불화나 교체 문제도 없었다. 이에 대해 이홍기는 “나는 스스로가 확실한 편이다. 사람이 욕을 먹지 않고 살 수 없다”라며 “법안에서 자유롭게 살 것이다”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9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해온 FT아일랜드의 다음 10년은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닮고 싶은 롤모델을 물으니 멤버들은 입을 모아 “롤모델은 없다”며 “우리는 우리일 뿐”이라고 답한다. 좋아하는 밴드는 너무나 많지만, 그들의 좋은 점을 공부해서 모든 것을 FT아일랜드의 색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것. 대신 멤버들은 각자의 10년 후를 장난스럽게 상상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홍기는 “10년 후면 모두가 30대이니 조금 섹시한 노래를 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10년 전 FT아일랜드가 ‘사랑앓이’를 부를 때 지금의 모습으로 그들의 10년 후를 상상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재의 모습으로 10년 후 그들의 모습을 예상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FT아일랜드는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음악을 함께하리라는 것이다.

“어렸을 때 할 수 있는 음악이 있고,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음악이 있죠. 존경하는 밴드가 같이 나이 먹으면서 음악 하는 게 참 멋있어 보여요. 저희들은 뭉쳐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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