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현대重 노조 23년 만의 동시파업 '추락하는 울산경제'
-현대차 '임금피크제 확대'·현대중 '구조조정' 최대 쟁점
-조선 감원에 실업률 상승…지역경제 더 위축 우려
울산 경제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9일부터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전체 조합원 4만7000여명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76.54%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19~22일까지 일정별로 2시간~6시간, 22일에는 2조 근무자들이 전면파업을 벌이는 등의 파업투쟁 일정을 세웠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의 7.2%인 임금 15만205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 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통상임금 확대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임금피크제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대응 공동 TF 구성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현대중 노조도 지난 13일부터 전체 조합원 1만5326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1만163명(투표율 66.3%)이 투표하고 투표자 중 90%의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노조는 19일 울산 사업장에서 지원사업본부 조합원이 오후 2시부터 3시간 부분 파업을 벌이는 것을 시작으로 20일 전 조합원이 4시간 동안, 22일에는 7시간 동안 각각 파업을 벌인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사측 요구안은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과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 근로 실시 등이다.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 현대차 실적 악화 등이 겹치자 노조들이 연대 투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현대중 노조 연대와 별도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8개사 노조로 구성된 조선노동조합연대는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20일 연대파업을 벌이겠다고 19일 밝혔다.
현대차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은 조선사 노조들과의 협력을 통해 총파업 동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개혁 폐기, 구조조정 중단 등을 명분으로 총파업을 추진 중이다.
조선업종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달 울산·경남 지역 실업률이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파업을 강행하면 지역 경제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조선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하경모(62)씨는 "조선 불황으로 소비자가 지갑을 안 여는데 현대차와 연대파업까지 하면 경기 침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백화점 울산동구점의 지난 5월 매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2% 감소했다. 월간 매출이 10% 이상 줄어든 것은 1976년 개점 이후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울산=김덕용 기자 sv10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