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자 볼넷’ ‘1이닝 1실점’ 등의 승부조작을 한 혐의로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이 불구속 기소됐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21일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이태양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태양과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한 야구선수 문우람은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인 점을 감안, 군 검찰에 사건이 넘겨졌다.
아울러 중간에서 승부조작을 종용한 브로커 A씨는 구속 기소됐고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관리한 운영자 B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승부조작은 문우람이 이태양과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경기 일주일 전 구체적인 일정 및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사이트 운영자 B씨가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성공한 지난해 5월29일 경기에 돈을 걸어 1억원을 남긴 뒤, 이를 이태양, 문우람, A씨에게 분배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브로커 A씨는 ‘1이닝 1실점’을 청탁했다.
이태양은 이 외에도 7월31일, 8월6일, 9월15일 경기에서 ‘1이닝 볼넷’을 청탁받았다. 이태양은 8월6일자 경기에서 조작에 성공했지만 7월31일과 9월15일엔 실패했다.
검찰은 “미처 몸이 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승부조작이 주로 1회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브로커 A씨는 이태양, 문우람 등에게 스포츠 에이전트를 준비 중인 야구팬으로 접근해 친분을 쌓았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넥센 히어로즈 입단 동기다.
NC구단은 이번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20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태양과의 계약해지를 KBO사무국에 요청했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21일 검찰의 발표를 지켜본 뒤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가장 강력한 수준의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2년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이상 LG 트윈스)은 승부 조작으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추징금과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KBO 상벌 위원회는 이 둘을 영구 제명했다.
한편 이태양은 이번 시즌 10경기에 나서 2승2패, 방어율 4.21을 기록 중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분노·실망도 있지만, 의아함이 더 강했다.
한 네티즌은 “몇 천 만원 벌어 보겠다고 몇 억 원의 연봉을 날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선수를 하려고 피나는 노력을 했을텐데, 평생 야구계에 발 못 디딜 거 생각하면 스스로 엄청 후회할 듯. 앞으로 사회 활동도 힘들텐데”라고 꼬집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