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을 빛내는 “그녀들은 예쁘다”

경북을 빛내는 “그녀들은 예쁘다”

기사승인 2016-07-29 15:45:29

지난 2월 대구 산격동에서 안동·예천으로 청사 이전을 완료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경상북도. 새로운 도읍지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경북을 지탱하고 있는 힘은 명실상부 300만 도민 즉, ‘사람’이다. 각종 정책추진에 있어 늘 ‘사람중심’을 강조하는 김관용 도지사를 비롯한 2000여명의 직원들은 그 힘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들과 함께 경북도의 발전을 위해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아름다운 사람, 말 그대로 미인(美人)이다. 경북 신도청을 더욱 밝게 빛나게 하는 숨은 주역. 그녀들을 만나본다.

◇ 이렇게 똑 소리 나도 되나요?
경상북도의 다양한 소식을 꼼꼼하고 발 빠르게 전하는 경북도청 내 인터넷 방송실. 이곳을 지키는 안방마님은 김혜민(23) 아나운서다.

안방마님보다는 안방아씨가 더 어울릴 법한 앳된 외모지만 또박또박 내뱉는 말과 차분한 목소리, 뉴스를 진행하는 실력만큼은 여느 전문 아나운서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매일 경북의 주요뉴스를 전하는 ‘일일뉴스’를 비롯해 도청 고위 공무원과의 대담형식으로 진행되는 ‘정책인터뷰’도 경북도의 정책과 각 실국의 추진사업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척척 소화해낸다.

지난 4~5월에는 방송실 견학을 온 지역 초등학생들의 교육을 맡기도 했다. 많게는 하루에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방송실을 찾았다. 스튜디오를 안내하고 학생들이 아나운서와 기상캐스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녀는 “힘들기도 했지만 수줍어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체험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방송부 활동을 하면서 아나운서의 꿈을 꾸기 시작한 그녀는 중학교 3학년 겨울 TBC대구방송의 라디오 리포터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방송에 입문했다.

“아주 어릴 때 꿈이 정해지고 그 뒤로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어요.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우리 지역의 소식을 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했고, 경북도 인터넷방송 아나운서를 하게 됐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절반은 꿈을 이룬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매일 수많은 경북의 소식을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전하고 있지만 취업이나 창업에 관한 소식을 전할 때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취업준비생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래인 청년들이 취업 등으로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공감이 돼서 눈여겨보게 됩니다. 실질적으로 젊은 세대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과 눈에 띄는 성과가 많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소식을 전하고 있어요.”

도청 본관 입구와 각 건물의 엘리베이터 등 곳곳에 설치된 크고 작은 모니터에 방송을 하는 그녀의 모습이 나온다. 도청 직원과 방문객들은 화면에 나오는 그녀는 수시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녀를 모르는 직원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함께 기념사진을 찍자는 사람들도 있다. 

그녀는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면서 “방송을 하는 입장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보다 더 감사한 것은 없다. 도민들과 도청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인터뷰나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방송에 참여해서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신청사 개청 이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고, 관공서이면서 경북의 새로운 관광명소이자 도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며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관공서가 딱딱한 행정기관이 아닌 활짝 열려 있는 친근한 공간이 되면 좋겠다. 경북도청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인터넷방송도 이를 돕는 역할을 하겠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 이렇게 멋져도 되나요?
뽀얀 피부에 해맑은 미소를 지닌 권경희(27)씨는 경북도 신청사를 안전하게 지키는 30여명의 청원경찰 가운데 유일한 여자 직원이다.

“제가 입사하기 전까진 여자 청원경찰이 없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옛 대구 산격동 청사에는 별도의 휴게공간이 없었는데 신청사에서는 동료직원들이 저를 위해 따로 휴게공간까지 만들어 줬습니다. 남자들끼리 일하다보니 여자인 저를 대하기가 불편하고 조심스러웠을 텐데도 많이 배려해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녀는 지난해 10월 옛 대구 청사에서 치러진 청원경찰 선발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고, 올해부터는 이곳 신청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산격동 청사에서 주로 본관 입구(현관) 경계 근무를 섰다. 건물이 오래돼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너무 추워서 힘들었는데 새 건물인 신청사에서는 더위나 추위 걱정이 없어서 좋다. 또 그때는 따로 안내데스크나 전담 직원들이 없어서 청원경찰들이 안내 업무까지 맡기도 했는데 신청사에선 방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서 훨씬 효울적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안내 업무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다. 신청사가 경북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단체관광객을 비롯한 도민들의 방문이 연일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안내를 위한 전담직원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단체방문객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면 청원경찰들도 방문객의 안전과 직원들의 업무편의를 위해 질서유지, 안내 등에 나서야 한다. 길을 잃은 방문객들에게 길을 알려주고 일행을 잃어버리면 일행도 찾아준다. 최근에는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 직원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기도 했다.

신청사 입구 경계는 물론, 청사 내·외부 순찰과 곳곳의 출입문 보안 점검, 여기에 방문객까지 상대하려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방문객들 중 간혹 별도의 허가 없이 공무원들이 업무를 보는 사무실까지 출입해 구경하거나 소란스럽게 해 청원경찰과 직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녀는 “제가 여자고 체구가 작아서 그런지 제재를 가할 때 무시하거나 도리어 큰소리를 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럴 때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물론, 그녀를 딸이나 손녀처럼 따뜻하게 바라보며 ‘하루 종일 서있으면 힘들겠다, 젊은 처자가 고생한다, 수고한다’는 인사를 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녀는 “아직 채 1년도 되지 않은 새내기 청원경찰이지만 경북도청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비롯한 도청직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이렇게 친절해도 되나요?
도청 본관 1층에는 북카페 혹은 북다방이라고 불리는 ‘카페 문향’이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6명의 직원들 중 막내인 조현숙(46)씨는 “카페 문향은 손님들이 와서 쉴 수 있고, 조용하게 책을 읽고 인터넷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직원들은 대구에서 안동·예천으로 도청이 이전하면서 기존의 구내식당이나 매점 업무 외에 카페 업무도 맡게 됐다.

전 직원이 2달여간 밤낮으로 노력해 바리스타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경이(53)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롭게 뭔가를 배우고 시험 치려니 두렵고 힘들었지만 도청을 찾는 도민들과 도청직원들을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문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여느 전문점 못지않은 수준 높은 커피를 맛 볼 수 있다.

6명의 직원들은 모두 40~50대의 주부들이다. 매일 문향을 찾는 단골(?)들은 ‘어머님’이나 ‘이모님’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한다.

하루를 준비하는 이른 오전이나 점심시간이 막 시작될 무렵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가장 바쁜 시간은 점심시간 이후부터 오후 2시 사이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빙수를 선보인 후 더욱 정신없게 됐다. 아무래도 다른 음료보다 손이 많이 가고 뒷정리할 거리도 많기 때문이다.  

이경이씨는 “바쁜 시간에 한꺼번에 단체손님들이 와서 주문을 하면 음료가 조금 늦게 나올 때가 있다. 빨리 달라며 짜증내거나 재촉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시면 더 고마울 것 같다”고 당부했다.  
 
또 조현숙씨는 “도청 방문객들이 ‘커피 맛있다, 친절하다’고 한 마디씩 건네면 힘든 것도 눈이 녹듯이 사라진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도청과 문향의 이미지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더욱 친절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향은 도청 방문객을 위해 주말에도 운영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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