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 치료 후 병역면제를 받은 20대 남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연합뉴스는 군 목무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성주체성 치료를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31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A(28)씨는 2007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현역 입영 대상인 3급을 받았지만, 4년 뒤인 2011년에 재검사에서 성 주체성 장애로 5급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앞서 A씨는 2010년 11월 성주체성 장애 진단서를 받아 병무청에 제출했으며 2011년 1월부터 9월까지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아 신체 변화를 겪었다. 병무청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A씨에게 병역 면제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이런 행동이 병역 면제를 위한 행위라고 판단해 지난해 5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A씨가 동·서양 역사와 군대에 관련한 글을 인터넷에 자주 게재했으며 댓글에서 욕설 등을 사용해 평소 남성성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A씨가 비뇨기과에서 정액 검사를 요구하며 “얼마 동안 여성호르몬제를 투약해야 남성기능에 영향을 받는지”를 문의한 것도 자신의 남성성 상실을 걱정하는 모습으로 봤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이 병역면제를 위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항소했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A씨가 병역처분 변경 신청을 할 무렵인 2010년 11월부터 성 주체성 장애로 진료를 받기 시작했고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이후로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병역회피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남부집법 형사항소2부(이은신 부장판사) 역시 유죄로 확신할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여성호르몬 주사는 단지 병역회피 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상당히 크다”며 “A씨가 여성호르몬제 사용 후 부작용이 발생해 투여를 중단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판시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