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해피엔딩-행복한 죽음을 위하여’

[신간] ‘해피엔딩-행복한 죽음을 위하여’

기사승인 2016-08-05 18:30:24
쿠키뉴스 기자들이 전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 ‘해피엔딩-행복한 죽음을 위하여’

‘죽음’.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두려움이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과정이다. 죽음과 행복은 공존할 수 없는 단어처럼 보인다. 하지만 누구나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명쾌한 답은 없다. 사람들은 답을 회피하거나, 질문을 하지 않기도 한다. 정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답을 만드는 과정으로 ‘죽음’에 대한 취재가 시작됐다.

‘죽음’에 대한 쿠키뉴스 기자들의 취재기록을 담은 책자 ‘해피엔딩-행복한 죽음을 위하여(박예슬·송병기·장윤형·정진용·조민규, 엔자임헬스)’가 출간됐다. 저자들은 죽음을 회피해야 할 공포의 대상이 아닌, 행복해야 할 인생의 마지막 순간으로 정의한다. 죽음의 순간이야 말로 우리에게 허락된 많은 시간 중 가장 소중하고 간절한 순간일 지도 모른다.

이 책은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그들의 마지막 길을 동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모습도 담았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에서 평범한 할머니의 죽음까지. 1년 2개월 동안 기자들은 서로 살아온 삶은 다르지만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죽음의 순간을 기록했다.

‘해피엔딩-행복한 죽음을 위하여’는 ▲죽음을 준비하다 ▲죽음을 경험하다 ▲죽음을 받아 들이다 3부로 구성됐다. 김수환 추기경의 마지막을 지켜본 의료진과 수녀의 이야기, 죽은 자들의 마지막 100분을 지켜보는 장례기사들의 이야기, 소녀의 감성으로 생의 마지막을 다른 어떤 순간보다 열정적이고 행복하게 마감한 베티할머니의 이야기. 이 책에는 저자들이 지난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에 연재한 ‘당신에게 죽음이란’ 프로젝트의 연재도 수록됐다.

‘죽음을 준비하다’에서는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순간이라고 전한다. 과거 죽음은 부정적 의미가 강했다면, 현대사회에서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매일 시한부와 마주하는 호스피스병동 의료진들은 ‘아름다운 죽음이 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인공적인 생명 연장 대신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수용했다. 책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을 지킨 이들을 통해 죽음을 대하는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되묻는다.

‘죽음을 경험하다’에서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전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성 1호 장례기사 이해루씨는 처음 화장(火葬) 작업을 했던 날, 지켜보는 가족 없이 홀로 죽음을 맞이한 아이를 보며 죽음에도 불공평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 진짜 삶이 시작된다며, 죽음에 대한 생각을 회피하지 말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죽음을 받아들이다’에서는 의미 있는 삶으로 행복한 죽음의 메시지를 전달한 베티 조 심슨 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겼다. 폐암 선고를 받고도 담배 피우는 것을 중단하지 않으며 자신이 살던 방식대로 행복하게 죽기를 원했다고 한다. 숨을 거두기까지 소셜미디어로 죽음을 기록하며 사람들과 행복한 죽음을 나눈 베티 할머니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자세를 일깨운다.

저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보고 들었던 죽음은 느닷없이 두려움 속에 맞이해야 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고민해야 할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죽음은 우리 일상과 멀리 있지 않다. 죽음은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현실의 우리들에게 ‘행복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당신의 인생은 해피엔딩일까요?” 저자들은 에필로그를 통해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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