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딱 10일 동안 아이슬란드’

[신간] ‘딱 10일 동안 아이슬란드’

기사승인 2016-08-12 18:11:02


시작은 범상치 않은 타임라인이었다. ‘아이슬란드 원정대 모집’. 광화문 한복판에서 바둑돌처럼 움직이던 미생의 회사원 1인은 그 타임라인을 발견하고, 무엇에라도 홀린 것처럼 24시간 만에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저자는 가장 효율적으로 아이슬란드를 여행할 수 있다는 네 명의 멤버를 모으기 위해 지속적인 영업을 시도하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아이슬란드에서 그녀들은 지구의 최초이자 마지막일 것만 같은 절경들을 감상하며 10일을 보낸다.

“부랴부랴 나와서 걷고 있으니 하늘이 이내 보라색으로 변한다. 보라색 하늘이 짙었다가 옅었다가 한다. 갑자기 푸른빛으로 물들었다가 다시 보랏빛으로 물든다. 하늘이 열렸다가 닫혔다가, 그렇게 숨 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우주는 존재하는구나. 저 하늘 너머 우주가 있다고 누군가에게서 배웠을 뿐, 그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내가 직접 확인한 적은 없었다. 어쩌면 그동안 우주라는 존재가 있다고 그냥 믿고만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p.199)

‘딱 10일 동안 아이슬란드’는 단순히 여행을 다녀온 기록, 혹은 좋은 여행을 했다는 자랑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하는 평범한 네 여성의 여정이 저자의 맛깔난 필체로 생생히 되살아난다. 딱 10일 동안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끌어낸 그녀들의 아이슬란드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아이슬란드로 떠날 이유를 만들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배은지 지음 / 미래의창 / 14,000원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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