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더 여유롭고 낭만적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창밖 풍경과 역마다 느껴지는 색다른 정취는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같이 앉은 일행과 삶은 계란과 오징어를 나눠 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 더욱 정겹다. 낮은 비용부담은 기차여행이 주는 덤이다.
백두대간 경관 따라 달리는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 안동, 예천행에 몸을 실어 보니 차창 밖 스치는 풍경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 안동 ‘얼쑤~탈춤부터 전통한옥의 멋 살린 신청사까지’
경북 안동은 겉으로 드러나 있는 듯해도 깊이를 더할수록 매력을 더해 여행자들을 더 설레게 하는 곳이다. 고택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시원한 냉수한잔 들이키면 먼 산이 벗이 되어 오랜 추억의 이야기를 꺼낸다. 아쉬움에 황토가 깔린 널찍한 마당을 거닐어 보면 마치 선비가 된 듯 착각을 불러온다.
특히 안동은 예천과 더불어 경북도신청사가 들어서면서 경북지역 여행지도를 바꿔 놓을 만큼 여행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
동대구역에서 오전 8시35분에 출발해 하회마을과 탈춤공연, 병산서원, 경북도청 신청사 등을 둘러보고 오후 9시14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매주 토, 일요일 2회만 운영하고 선착순 30명으로 제한하니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회마을은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아름다움이 살아 숨쉬는 ‘한국의 역사마을’로 2010년 7월 3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해 2005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2009년 8월 아들 조지 W 부시, 2013년 부시 대통령의 동생이자 플로리다주 주지사를 역임한 젭 부시가 각각 찾은 곳이다.
오후 2시에는 하회마을 여행의 ‘백미’ 탈춤공연이 열린다. 하회마을에서 제공하는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의례, 민속, 교육, 문화 프로그램 등이 있다. 대표적인 먹거리는 헛제삿밥, 안동 국시, 간고등어, 안동소주 등이다.
하회마을에서의 아쉬움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교 건축물인 병산서원에서 달래보자.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과 낙동강 그리고 배롱나무가 마치 분홍 구름 위에 떠있는 듯 착각을 불러온다.
이어 전통미를 살린 한식 기와와 첨단 건축기술이 어우러진 경북도 신청사를 만날 수 있다.
공공청사로는 드물게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2014년부터 7월까지 53만여명의 방문객이 신청사를 찾았다.
◆ 예천 ‘옛 주막서 막걸리 한사발 하이소’
막바지 여름휴가나 다가오는 가을 여행지를 선택하지 못했다면 눈길이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경들이 가슴을 설레게 하는 감성도시 ‘예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도시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 걸음걸음 마다 푸른 소리로 가득하다.
예천 삼강과 회룡포를 잇는 강변, 회룡포 전망대에서는 하얀 모래 백사장을 감싸며 돌아가는 아름다운 물길을 감상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예천 관광 8경 중 1경인 회룡포는 태백산 능선의 산자락이 둘러싸고,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 도는 육지 속의 섬마을이다. 숲속 오솔길은 물론 아름다운 백사장 걷기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마을 건너편 비룡산의 전망대인 회룡대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니 꼭 챙겨보자. 2005년 8월 23일 명승 제16호로 지정됐다.
삼강주막은 삼강나루를 왕래하는 사람들과 보부상, 사공들에게 요기를 해주거나 숙식처를 제공하던 곳으로 1900년 무렵 만들어졌다. 시원한 강바람에 막걸리 한 사발을 나누며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제격이다.
안동 코스와 같이 경북 신도청의 관람도 가능하다. 신청사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고 도청의 자랑거리인 ‘천년 숲’을 산책하며 힐링의 시간을 만끽할 수도 있다.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의 ‘예천 편’은 금요일 제외한 매일 10명이상 출발한다. 이용요금은 동대구역 출발 기준 어른 2만6200원, 어린이 2만2400원이다. 대구역, 구미역, 김천역, 왜관역에서도 탑승이 가능하다.
안동·예천 = 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