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송민호×바비 유닛 MOBB "우리는 서로에게 경쟁자이며 파트너이고 형제다"

[쿠키인터뷰] 송민호×바비 유닛 MOBB "우리는 서로에게 경쟁자이며 파트너이고 형제다"

기사승인 2016-09-12 18:00:32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위너와 아이콘은 태생부터 경쟁 관계였다. 두 팀은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데뷔’를 놓고 경쟁했다. 방송 당시 승리자는 송민호가 속한 A팀이었고 A팀은 ‘위너’가 돼 데뷔했다. 바비는 데뷔 전 Mnet ‘쇼미더머니3’에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해 ‘쇼미더머니4’에 나간 송민호는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처럼 각자의 팀 안에서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거듭하고 있는 위너의 송민호와 아이콘의 바비가 함께 팀을 꾸렸다. 유닛곡을 발표하기에 앞서 각자의 음악색이 짙게 묻어난 솔로곡도 발표했다. 최근 각자의 솔로곡을 내고 유닛 MOBB을 결성한 송민호와 바비를 12일 서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사옥에서 만나 ‘따로 또 같이’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이들의 관계는 과연 무엇일까.

많은 YG의 뮤지션 중 송민호와 바비가 유닛을 결성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쇼미더머니’다. 두 사람은 음악적 취향이 비슷한 것 외에도 자신들이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경험이 이번 유닛 결성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유닛 결성의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비슷한 음악 취향과 그로인한 공감대다.

“아무래도 저희 두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도 비슷하고, ‘쇼미더머니’에 출연해서 활약한 덕분에 양현석 회장님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해보라고 기회 주셔서 유닛을 결성하고 작업하게 됐죠.”(송민호)

“평소에 민호형과 굉장히 친해요. 좋아하는 노래 취향도 비슷하고 대화를 많이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알고 보니 좋아하는 게임 장르도 비슷하더라고요.” (바비)

이처럼 두 사람은 친하고 심지어 좋아하는 음악 취향도 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마니아에게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공통점이 많은 두 사람이니 만큼, 작업 과정이 수월했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를 때 두 사람이 선택한 것은 대화였다.

“취향이 비슷해서 곡 작업할 때 수월한 부분도 있었지만, 세세한 부분에서는 추구하는 것이 다르기도 했어요. 음악적으로 그런 면이 생기면 주로 대화를 하면서 조율했죠. 가사의 주제를 잡고 쓰면서 서로의 가사를 보면서 ‘이런 내용이면 더 좋지 않을까’라며 조언을 하기도 했죠. 작업을 하면서 싸운 적은 없어요.”(송민호)

각각 위너와 아이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보니 일정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 송민호는 유닛 앨범 작업 과정을 설명하며 서로의 일정에 대해 ‘정말 말도 안 되게 칼 같이 엇갈렸다’라고 표현했다. 두 사람이 번갈아 해외에 체류하는 경우가 많아, 서로 기본적인 곡 작업을 진행한 뒤 만나서 의논했다. 본격적인 유닛 앨범 작업은 지난 7월부터 진행했다.

바쁜 활동 중에 시간을 쪼개서 만든 앨범이니 만큼 아쉬운 점은 없을까. 이에 대해 두 사람은 “이번 앨범을 통해 더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다양한 곡을 여러 개 작업했는데 이번에는 총 4곡만 선보인 게 못내 아쉽다는 것.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다양하게 작업해 놨는데 이번에는 4곡만 나온 게 아쉬워요. 앞으로 기회 되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유닛 유지에 대해서는 지금 제가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하고 싶어요. 앞으로 각자 팀 활동에 매진하겠지만 중간 중간 유닛 작업도 할 생각입니다.”(송민호)

“아주 코어한 힙합 외에도 랩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사랑 노래도 준비했죠. 저희가 보기와는 다르게 발라드나 레게도 좋아해요. 준비하면서 더 다양한 곡을 하고 싶었고 앞으로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바비)

두 사람이 열심히 준비한 노래도 양현석 회장의 최종 허락이 있어야 빛을 볼 수 있다. 양 회장은 두 사람이 만든 곡을 듣고 아주 세세한 가사 한 마디까지 지적한다. 위너와 아이콘까지 통틀어 두 사람의 음악이 한 번에 ‘오케이’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 양현석 회장이 방향을 다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두 사람이 유닛 음원을 발매한 것은 지난 9일이지만, 실제로 유닛 결성을 체감한 것은 지난 11일 SBS ‘인기가요’에서 유닛 데뷔 무대를 가진 후다. 각각 위너와 아이콘으로 무대 경험이 많지만, 두 사람이 하고 싶던 음악으로 무대에 선 것은 또 다른 감격이었다.

“연습생 때부터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데뷔해서 한 무대에 서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어요. 그게 어제했던 음악 방송에서 이루어진 것 같아요. 당일에 촬영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모니터를 해보니 새삼스럽게 다가왔어요. 굉장히 뿌듯했죠. 앞으로 더 많이 다양하게 하고 싶어요.”(송민호)

함께하고 싶던 친구와 하고 싶었던 음악을 욕심껏 하고 있는 지금, 각자 마주 본 서로의 모습은 어떨까. 송민호는 “바비의 솔로곡 ‘꽐라’는 정말 바비만이 할 수 있는 곡이다”라며 “바비의 순수한 에너지는 정말 멋있다”고 바비를 추켜세웠다. 바비 또한 “송민호는 가사를 굉장히 센스 있게 잘 쓰고 톤 변화가 자유로운 것이 부럽다”고 파트너인 송민호를 칭찬했다. 

이렇게 의좋은 형제 같은 두 사람에게 경쟁심은 전혀 없는 걸까. 이에 대해 송민호와 바비는 “서로에게 경쟁심이 아주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경쟁심이 완전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바비와 저는 같은 래퍼이고 각자의 작업을 하는 뮤지션이고, 가사를 쓰는 포지션이니까요. ‘이 친구가 잘하면 나도 그만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일종의 견제죠. 나쁜 의미의 경쟁이 아닌 선의의 경쟁을 하는 거죠. 그런 과정에서 제 실력이 많이 늘기도 해요.”(송민호)

“저도 경쟁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 서로가 경쟁자이고, 파트너이고, 형제이기도 해요. 모든 게 섞여 있는 관계죠. 한 명이 어디에선가 엇나가면 한 명이 잡아주고 이런 부분이 있어야 경쟁을 하면서도 좋고 친구로서도 좋은 것 같아요.”(바비)

끝으로 바비가 MOBB으로서 자신의 음악적 목표를 설명했다. 듣고 있던 송민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쟁을 통해 동일한 지점으로 나가는 두 사람의 음악은 이미 시작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언더에서만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다른 사람들이 만족하는 노래를 찾아야 해요. 그냥 계속 더욱 더 그런 노래를 만들 거예요. 그게 제 목표에요.”(바비)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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