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CJ헬스케어 구본철 연구소장 “땅 좁지만 두뇌 많은 한국, 신약이 답”

[인터뷰] CJ헬스케어 구본철 연구소장 “땅 좁지만 두뇌 많은 한국, 신약이 답”

기사승인 2016-10-15 00:02:00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땅은 좁지만 우수한 두뇌(브레인)가 많은 대한민국에서 ‘신약개발’은 가장 해 볼 만한 비즈니스죠. 박근혜 정부에서 외치는 ‘창조경제’에 가장 들어맞는 사업이 바로 ‘제약산업’이지 않습니까.”

CJ헬스케어 구본철 연구소장은 “신약이야 말로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신약 및 바이오, 개량신약에서 좋은 성과를 내서 회사 뿐 아니라 국가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CJ헬스케어는 1984년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로 사업을 시작, 2014년에 4월 CJ그룹의 제약 전문 계열사로 출범했다. 구 연구소장도 같은 시기, SK바이오팜을 거쳐 CJ헬스케어로 자리를 옮겼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CJ헬스케어 연구소에서 그를 만났다. 구 연구소장에게 신약강국이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묻자, “결국 ‘사람’과 ‘돈’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신약개발이 성공하기까지는 10년 이상이라는 긴 시간과 막대한 임상비용 투입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모든 신약후보 물질이 신약으로 탄생하는 것도 아니다. 성공확률이 10% 안팎이다. 여기에 좋은 인재가 뒷받침돼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많은 리스크(위험부담)를 감수하고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CJ헬스케어가 제약 전문 계열사로 출범하자, 일각에선 ‘CJ가 제약산업을?’이라며 반신반의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럼에도 꾸준한 성과를 냈다. 회사는 1986년 B형 간염예방백신 ‘헤팍신-B’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또 빈혈치료제 EPO제제(제품명 에포카인)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더불어 1997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녹농균백신 신약이 ‘대한민국 7호 신약’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지금도 CJ헬스케어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신약’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회사는 내년 상장도 앞두고 있다. 현재 CJ헬스케어가 개발 중인 신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CJ-12420'과 항구토제 'NEPA', 류머티스 관절염치료제 'JAK Inhibitor' 등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와 항구토제는 임상 3상에 들어간 상태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는 현재 전임상 단계다. 아울러 회사가 개발중인 바이오의약품은 빈혈치료제 CJ-40001(임상 1상), 수족구 치료제 CJ-40010(전임상), 안과질환 치료제 CJ-40012(후보물질), 독감백신(임상 2상), 3세대 두창 치료제 CJ-40011(전임상) 등이다. 이밖에도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을 목표로 한 개량신악 개발도 진행 중에 있다. 

“우리 역량에서 신약개발 단계까지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후부터가 문제죠. 세계적인 제약사 화이자나 존슨앤드존슨은 신약을 전 세계에 판매할 수 있는 막대한 임상비용과 마케팅 여력을 갖췄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특허 기간 동안 신약의 가치를 충분히 돌려받아야 하거든요. 국내 제약사가 미국이나 유럽 등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원의 돈을 쏟아야 하는데 시간과 자금 모두 여의치 않습니다. 신약을 발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미국이나 유럽 등의 글로벌제약사와 협업을 해 선진국에 진출하고, 중남미나 동남아 등의 국가에서는 직접 진출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결국 ‘글로벌’ 진출이야 말로 우리가 가야 할 일이라고 했다. 구 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인구수가 한정돼 있어서 시장 파이를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좋은 신약을 발굴해 한미약품처럼 글로벌 제약사에 ‘라이센스 아웃’(기술수출)을 하는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한미약품, 보령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에 기술수출을 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 기술수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며 “1990년대 이후부터 벤처 붐이 일었다. 당시에도 이미 글로벌기업과의 라이센스 아웃 성과는 나오고 있었다. 이제 앞으로 CJ헬스케어를 비롯해 2~3년 내에 국내 제약업계에서 좋은 성과들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과도 있다. 회사는 중국 제약사 뤄신사에 1000억원 규모의 위식도약류질환 신약 'CJ-12420'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CJ-12420의 국내 출시는 2018년, 글로벌 출시는 2021년을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외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R&D 오픈 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은 벤처·학계·연구기관 등과 협력해 유망 신약 후보물질 및 기술을 발굴,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활동이다. 지난 1월 태스크포스를 구성, 유망 신약 및 바이오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미국, 일본, 유럽지역 벤처 600여 개 사의 1000여건의 과제를 검토해왔으며, 직접 해외 현지를 방문해 암, 면역, 소화기 질환 분야에서 좋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벤처사들과 미팅을 진행하는 등 과제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구 연구소장은 “신약 자체개발, 공동 개발 및 유수 벤처사의 좋은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 도입 등을 통해 회사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좋은 성과를 내기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약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구 연구소장은 "신약 개발은 리스크가 크고 막대한 임상 비용이 들어간다. 정부가 혁신신약 약가 우대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이같은 지원책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유수한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의 좋은 인재들이 대부분 학교로 임용되길 바라거나 해외로 나간다. 산업의 영역으로 와서 도전하려고 하지를 않는다. 정부가 유수한 인력들이 신약개발 등 기초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투자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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