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소설가 박범신과 시인 박진성에 이어 서울의 한 미술관 큐레이터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며 인터넷상으로 사과했다. 최근 문단 일각에서 제기된 성추행 논란이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3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따르면 자신이 예술대학을 다니며 작업하고 있는 21세라고 밝힌 ‘Soma Kim’은 지난 21일 “지난해 11~12월께 큐레이터 A씨에게 성추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SNS를 통해 연락한 이 큐레이터가 작업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해 만난 뒤 차에서 “손을 잡고 다리, 어깨 등을 만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글이 올라온 다음날인 22일에는 다른 피해자가 “Soma Kim 님의 트위터를 보고 이야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일민미술관 함영준 책임큐레이터의 실명을 적시하며 자신의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이 피해자는 트위터에 ‘이제는’이라는 계정을 열고 “나도 함영준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라면서 성추행을 당한 과거 경험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가 페미니스트라고 동아일보에 기고했을 때 정말 기가 찼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들의 잇단 폭로에 온라인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함 씨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미술계 내에서 저의 지위와 권력을 엄밀히 인식하지 못하고, 특히 여성 작가를 만나는 일에 있어 부주의했음을 인정한다”면서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부분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후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면서 “제가 가진 모든 직위를 정리하겠다. 현재 저와 진행중인 모든 프로젝트를 최대한 빨리 정리한 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이에 함 씨가 속한 문화잡지 ‘도미노’는 모든 공식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 도미노 총서를 발간하던 ‘워크룸 프레스’도 총서 발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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