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시리아 난민들이 터키에 있는 유럽 대형 의류‧유통업체 공장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BBC 시사프로그램 ‘파노라마’ 제작진은 영국 최대 소매기업 막스앤드스펜서, 영국 온라인 유통업체 아소스, 스페인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망고와 자라에 납품하는 하청업체 등의 터키 내 공장을 취재했다.
막스앤드스펜서 터키 공장에는 시리아 난민 7명이 일하고 있었다. 이들은 거리에서 만난 중간 모집책을 통해 공장에 취업했으며, 터키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시간당 1파운드(약 1385원)를 조금 넘는 임금을 받았다.
시리아 난민 가운데 가장 어린 근로자는 15세였으며, 그는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며 영국에 보내는 옷을 다림질했다. 망고와 자라에 청바지를 납품하는 터키 내 공장에서도 시리아 난민들이 하루에 12시간 일하고 있었다.
난민들은 청바지를 표백하기 위해 위험한 화학물질을 뿌리는 일을 하지만 얼굴에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았다.
이처럼 터키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난민 대부분은 취업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노동을 하고 있다. 터키는 유럽과 가까워서 많은 유럽 의류업체가 터키에서 옷을 만든다. 터키에 공장을 운영하면 긴급 주문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옷을 더 빨리 상점에 보낼 수 있다.
시리아 난민을 착취한다고 지목된 기업들은 앞으로 인력 공급망을 면밀히 감시하고 난민이나 아동 노동 착취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기업 윤리를 감시하는 영국 비영리단체인 기업‧인권 자원 센터의 대니얼 맥뮬런은 “기업들은 옷이 어디에서 또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지는지 알고 감시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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