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내정자 “누리과정 치킨게임 안된다”… 운영전환 이어질까

기사승인 2016-11-03 08:13:21

중앙정부 역할 및 책임 강조

“의사결정 주체 동의 구했어야”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2일 전격 임명된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가 국정교과서 반대 입장에 이어 올해 초 정부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내용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예산 편성을 시·도 교육청의 몫으로 돌리고 있는 교육부의 방침을 ‘억지’라며 평가절하 했다.

김 총리 내정자는 지난 1월 12일자 이투데이 칼럼 등 언론을 통해 “사업을 하자고 한 쪽인 중앙정부가 돈을 내는 게 당연하다”며 “사업을 집행해 주는 시·도교육청에 돈을 내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부금은 인건비와 시설관리비 등 기본적인 지출을 감당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며 “자율적으로 쓰도록 줘 놓고서는 곧바로 여기 써라 저기 써라 의무화하는 꼴이 됐다”고 지탄했다.

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에 의해 시·도교육청이 내도록 돼 있으니 잔말 말고 돈을 내라는 뜻으로 그러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몰아 감사도 하고 제재도 가하겠단다”라고 밝히며 사전에 지방의회를 포함한 의사결정 주체들의 동의를 구했는지 반문했다.

이어 “(교육부가) 이런 것을 두고 억지를 부리면 안 된다”면서 “‘법이다’, ‘감사다’ 하며 의무지출을 강요해서도 안 되고, 누가 먼저 항복하나 보자 식의 ‘치킨 게임’을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김 내정자는 누리과정에 대한 예산을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교육정책으로써 교육부가 밀어붙였던 기존 방침과 대치되는 발언이다.

교육부는 누리과정 도입과 함께 해당 재원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활용해 각 교육청이 부담하게 했다.

하지만 법률상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닌 보육기관이다. 교부금으로 지원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는 게 교육감들의 주장이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 편성하도록 못 박았다.

그간 중앙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해왔던 김 내정자의 인식은 이 같은 누리과정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한 청와대 참모는 언론사 통화에서 “김 내정자가 자신의 색깔대로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현 정부의 정책이 적지 않게 뒤집힐 수도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관련해 교육부 측은 “내정자의 견해 등은 청문회 준비를 위한 현안보고 과정에서 논의될 사항이라고 본다”는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