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의 단골병원인 K의원 원장이 박근혜 정부 주도의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의원의 김모 원장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세 번이나 동행했다.
본지 취재 결과, 이 병원은 성형외과라는 간판을 내걸고 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성형외과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지 않은 원장이 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인들 사이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한 의사는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증도 없는 의사가 전문의 행세를 한 것도 기가 막힌데, 이름도 모를 의사가 대통령 행사에 따라갔다니 기가 막힐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사회나 관련 협회 등은 박 대통령 순방 참여에 대한 공식 요청도 받은 적이 없었다.
또 한 가지 밝혀진 사실이 있다. 최순실씨 단골 병원인 김모 원장이 성형외과전문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로 위촉됐다는 것이 취재결과 밝혀졌다. 참고로 서울대병원의 경우 외래교수는 서울대병원장이 위촉한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우연을 마주하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부임한 이후 김모 원장이 지난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성형외과 외래교수로 위촉됐다는 사실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일반 대학병원과 달리 건강검진을 주 업무로 하는 곳이라 성형외과가 개설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김 원장이 외래교수로 위촉된 것이다. 이후 2주만에 서 원장은 돌연 김 원장을 해임했다.
서울대병원의 해명은 도무지 납득이 안간다. 서울대병원 측은 서창석 병원장이 김 원장을 직접 위촉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순실씨와 관련해 어떠한 외압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원장이 서울대병원의 외래교수로 임명된 것이 그가 ‘유명한 의사’였기 때문이라는 병원의 공식해명 역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서 병원장이 박 대통령의 주치의여서 이러한 오해를 받는 것일까. 내로라하는 수천여명의 성형외과전문의를 뒤로하고, 비전문의이자 최순실씨 단골병원 의사가 서울대병원 외래교수가 된 것은 우연이라고 봐야하는 것일까.
한때 서울대병원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故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 사망 종류를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분류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때도 서 병원장이 청와대로부터 외압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지만, 병원은 이를 부인했다.
최순실씨 단골병원 의사는 돌연 잠적했다. 병원도 문을 닫았다. 그가 병원 문을 닫은 것은 단지 병원측의 설명대로 ‘건강 상의 문제’인 것일까.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다. 우리 국민들은 이처럼 기가막힌 ‘우연’의 연속들인 사안들을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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