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최근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포스코건설이 사옥매각부터 인력 구조조정, 포스코엔지니어링 흡수합병 등 잇단 악재로 시름을 앓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66)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연루된 혐의로 검찰 수사에 받고 있다. 엘시티는 포스코건설의 국내 수주 중 가장 큰 규모지만, 사업성이 담보됐는지 의구심을 받는 상태다.
이에 검찰은 지난 20일 황태현 전 포스코건설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LCT 시공사로 참여하게 된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4월 시행사인 엘시티PFV가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와 시공 계약을 해지한 뒤 11일 만에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문제는 포스코건설이 시행사가 부도가 나도 무조건 공사를 끝내는 책임 준공 조건을 걸고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처럼 규모가 큰 부동산 사업에 새 시공사가 보름도 안 돼 선정되고, 책임준공까지 약속했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LCT 시행사의 실질적 소유주 이영복 회장이 황 전 사장에게 협박까지 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황 전 사장이 이를 거부하자 이 회장은 끝까지 거부할 경우 사장이 교체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끝내 황 전 장이 이 회장의 요구를 거부하자 한 달 후 포스코건설의 사장은 한찬건 사장으로 교체됐다.
포스코건설은 부산 엘시티 사건과 연루된 불안감 속에 내부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흡수 합병이 결정된 상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3일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시설 등 플랜트 설계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그동안 해외 사업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 중동 등 해외 공사 발주가 줄면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잇단 실적 부진과 해외사업의 무리한 투자로 적자를 기록하자 사업 분야가 겹치는 두 회사를 합병해 실적 개선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합병에 앞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조직 규모를 줄여 왔다. 지난달 한 달 동안 전체 직원 1200여 명 중 450여 명을 줄였고 연말까지 추가 감원에 나설 예정이다.
또 포스코건설은 엔지니어링과 별도로 자체 구조조정 중이다. 지난달 28일까지 희망퇴직자 명단을 접수 받았으며 총 5352명(정규직 3455명, 기간제 1897명)의 직원 중 10% 수준인 520여명이 짐을 싸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임직원의 15% 가량이 포스코건설을 나가는 것이다.
대형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불황으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포스코건설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엘시티 의혹이라는 대형 악재가 겹쳐 대내외적으로 뒤숭숭하다"고 밝혔다.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