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구=김덕용 기자]30일 새벽 2시 8분께 대구 서문시장 상가에서 큰 불이 났다.
이 때문에 상인들은 몇년 전의 대형 화재를 떠올리며 또 다시 화재 트라우마를 앓게 됐다.
이날 발생한 화재로 800여곳 이상의 점포가 소실된 서문시장 상인들은 잊을 만 하면 되풀이되는 대형 화재에 몸서리 치고 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소식을 듣고 시장을 찾은 상인들은 현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초조함과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화재는 인근 상인은 물론 출동 소방관마저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2005년 12월 대형 화재로 서문시장 2지구가 모두 불에 타버린 기억 때문이다.
대구소방본부는 화재 현장에 펌프차와 탱크로리 등 소방장비 96대, 소방대원 750명이 투입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한 소방관은 "몇년 전 대형화재를 겪은 터라 소방관에게는 일종의 노이로제가 있다"며 "시장 특성상 조기 진화에 실패하면 피해가 커질 수 있어 대규모 소방인력을 투입했지만 예상보다 피해가 커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상인들의 가슴도 덜컥 내려앉았다. 11년 전 대형화재 당시 2지구 인근에서 장사했다는 최모(61)씨는 "한번 불이 나면 삽시간에 번진다. 지난번 화재의 악몽이 떠올라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할머니는 "자다가 연락을 받고 나왔다"며 "시장 안쪽의 가게에 불이 났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한 노릇" 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김영오 서문시장상인연합회장은 "현재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2지구 화재때도 건물이 다시 지어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또 화재가 발생해 참담한 마음"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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