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구=김덕용 기자]30일 새벽 대구 최대의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에서 발생한 큰 불이 13여시간 만인 오후 3시30분께 불길이 잡혔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4지구는 의류 및 침구 등을 파는 상가들이 대부분이어서 남은 잔불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화재 발생 당시 내부에 불길을 차단할 방화벽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 없고 강한 불길과 열기, 유독성 가스로 소방관들의 진입이 어려워 초기 진화에도 실패했다.
현장에서는 절박한 심정의 상인들이 통제선 부근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망연자실해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늘어나는 피해
4지구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점포 800여곳이 타 전체 피해규모는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화된 4지구 건물은 이번 화재로 붕괴가능성이 높아 철거될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상당기간 영업재개는 힘들어 상인들의 생계도 크게 위협받을 전망이다.
또한 재해보험에 가입한 점포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아 상인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3~4평의 점포가 많이 타 영세상인의 피해가 컸다. 특히 연말연시 특수를 의식해 점포마다 물품을 가득 채워놓아 피해액은 더 늘어났다.
화재 피해가 커지자 대구소방본부는 소방본부장이 지휘하는 비상대응2단계를 발령했다. 대구시도 재난구역선포 신청을 검토 중이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액은 완전 전소 후 집계해봐야 알겠지만 건물 전체 소실로 피해 규모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화지점은 어디
현재까지 발화지점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전기 누전이 원인으로 제기되고는 있지만 상가 건물이 완전 전소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방 관계자는 "상가 내 1지구와 4지구 사이 점포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시장 야간경비 관계자는 "새벽 2시 조금 넘어서 바람 쐬려고 바깥을 보니 4지구 1층에서 연기가 나고 불이 벌겋게 올라왔다. 폭발음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 김영오 회장은 "노점 가스가 터져 불이 4지구 안쪽으로 번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내부에서 불이 났다는 말도 있어 발화지점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불이 난 서문시장은 화재 위험성이 높은 재래시장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견된 인재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