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한의사에 혈액검사기기 등 5종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한 유권해석 변경에 ‘한의사 측의 비선작업’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과 한의사 최모씨의 개인적 친분으로 인해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특혜가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한국한의협동조합 이사장 최모씨는 지난 2012년 8월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오찬모임에 참석해 박 대통령의 애창곡 ‘빙고’를 불러 호감을 샀다.
또한 최씨는 2013년 10월 박대통령이 청와대에 중소기업인들을 초정한 오찬회동에서 ‘한의사의 혈액검사기기를 사용을 허용하라’고 요청했으며, 그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방법을 찾아 해결하라”며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고 언론을 통해 전해진다.
이 소장은 “최씨의 회사인 한의산업협동조합은 별다른 성과가 없는 기업인데 여러 중소기업을 제치고 이 자리에 초청됐다는 자체로도 친분관계가 의심된다”며 “혈관 채취는 침습행위로 현대의학적 판단이 필요한데도 무리하게 확대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씨는 박대통령 후보시절 박대통령과 인연이 닿았고 또 애창곡을 불러서 박 후보에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여러 가지 특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최씨가 사업적 측면에서도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은 지난 2013년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힐링타운 동의본가 운영사업권을 위탁받았으며 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2년 연속 의료관광객 유치 등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지원받았다. 또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 지사와 K-BEATY 센터 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운영해왔다. 한의산업협동조합에서는 한의사들에게 현대의료기기도 판매 중이다.
이에 대해 그는 “산청엑스포 힐링타워 운영권은 50억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사업이다. 그것을 한의사업협동조합이라는 영세기업에게 맡긴 것은 특혜이며, 그것만으로도 수사를 즉각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소장은 최씨가 한의사 카페에 게시한 글 일부를 발췌해 “최씨가 직접 청와대 비선작업에 대해 자백했다”고도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에서 최씨는 “2월 중소기업중앙회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재부 작업을 다시 해야하고…선 닿아있는 청와대 비서실에도, 산업쪽 국회의원들에게도 행정적, 법적으로 싸워야하는 협회와는 다른 루트로 함께 전방위 작업을 해야합니다”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선 닿아있는 청와대 비서실’발언 자체가 비선 역할을 하고 있음을 고백한 것”이라며 “이번주 또는 다음주 내에 특검에서 규명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최씨는 지난달 28일 이 소장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이 소장은 다음 주 강서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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