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수술 없이도 직장암 환자의 병변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치료의 패러다임도 ‘환자 맞춤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세계적인 직장암 권위자인 지나 브라운 교수는 “새로 개발한 MRI 영상판독 기법으로 수술 없이도 고위험군 환자의 선별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많은 직장암 환자들이 치료 후에도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 브라운 교수는 세계 최초 암병원인 로얄마스덴 소속의 직장암 권위자다. 현재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로 2018년 완공 예정인 ‘후마니타스 암병원’의 연구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6일부터 이틀간 ‘직장암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열린 ‘제2회 후마니타스 국제 암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연구 성과 등을 강연했다.
기존까지 국내의 직장암 치료에 있어서는 수술적 치료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수술 전 영상판독도 이뤄졌지만 병변의 정확한 진단은 직접 ‘열어’보기 전에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나 브라운 교수가 개발한 ‘트리거 임상시험(TRIGGER·암 판독 및 치료방법)’에 따르면 MRI영상판독만으로 보다 정밀한 진단이 가능하다.
지나 브라운 교수는 “기존에는 암의 형태나 심각도와 상관없이 수술이 진행됐다. 초기 환자에게도 과도한 수술이 이뤄진 것”이라며 “수술요법은 초기 환자들에게 지나친 데미지를 안겨왔다”고 말했다.
직장의 위치는 항문, 성기와 가까워 수술 시 성기능장애, 배뇨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직장암 환자들의 경우 이러한 부작용을 감수하고 수술치료를 하기에는 과도했다는 것이 브라운 교수의 설명이다.
브라운 교수는 “종양의 전이나 진행 양상에 따라 환자 맞춤형 치료계획 수립할 수 있다”며 “MRI 영상판독을 통해 종양 주위의 조직이나 혈관 등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정밀의료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유전체 검사로 대변되던 정밀의료와는 다른 방법으로 효과적인 치료의 실마리를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운 교수는 현재 경희대병원 의학전문대학원과 함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아시아 직장암 정밀치료의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대규모 공동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브라운 교수는 이번 임상연구에 대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브라운 교수는 “환자들의 타입별로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현 단계는 시작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의학계에서 나올 흥미로운 질문들과 새로운 시도들을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