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신년계획 고심...내년까지 ‘안갯속’

재계, 신년계획 고심...내년까지 ‘안갯속’

삼성·롯데 인사 1월경으로 미뤄…다른 그룹들도 신년계획 고민 중

기사승인 2016-12-21 17:41:32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최순실 게이트부터 청문회, 탄핵, 특검 수사까지 기업 총수들이 엮이면서 재계는 신년 계획에 고심하고 있다. 내년도 투자 및 사업계획과 임원 인사, 조직개편안을 발표해야 하지만 청와대가 언제 제 기능을 찾을지 알 수 없는 데다 총수들이 특검 일정을 소화해야 하고 출국금지 조치까지 당하게 되면서 모든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이재용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 해체’를 약속한 만큼 인사 시점이 더욱 늦어질 것으로도 보고 있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작은 조직으로 남을지, 아예 인원을 각 계열사로 흩을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매년 12월 초에 났던 사장단과 임원 인사는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미 가능한 신년 계획 틀을 보고받고 결정 단계에서 고심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 특검의 수사와 탄핵 여부 결정 등 정국이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정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뚜렷하게 나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그룹도 내년도 투자와 인수합병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 역시 이 부회장처럼 청문회 출석에 이어 출국금지를 당했다. 일본 등 해외에서 투자를 직접 챙기는 신 회장은 연초 해외 일정을 조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롯데그룹은 조직개편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일단 인사를 내년 1~2월경으로 미뤘다. 롯데는 매킨지 컨설팅그룹의 컨설팅을 받아 정책본부 명칭을 개정하고 계열사를 4개 부문으로 나누는 등 대대적 조직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신 회장이 쇄신안에서 발표한 기조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12월 중에 나오는 롯데타워에 대한 서울시 승인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의 판결 등 이슈들도 반영해야 한다.

 SK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SK텔레콤 대표와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모두 바꾸며 새판 짜기에 돌입하고 있다. 다만 최태원 회장 출국금지로 해외 비즈니스 일정을 변경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해외영업본부 법인장들을 불러 국내외 상황을 공유하며 사업계획을 구체화했고 12월 말에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낼 예정이다.

 대기업 중에서도 일찌감치 임원인사를 낸 LG그룹과 한화그룹은 한숨 돌린 상황에서 내년 계획을 어떻게 짤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새로 부상한 구본준 부회장 위주로, 한화그룹도 새롭게 오른 금춘수 부회장 위주로 신년 계획을 짠다는 계획이다. 

 ‘주인 없는 회사’ 포스코와 KT 등도 최순실 게이트와 연결되면서 아직 신년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이 이루어질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권 회장은 연임 도전을 선언했고 황 회장은 아직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기본 계획은 그대로 진행되지만 연임이 확정되어야 세부적인 계획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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