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구현화 기자] AI 못 막고 결국 계란 수입... 되풀이되는 방역 참극

[현장에서/구현화 기자] AI 못 막고 결국 계란 수입... 되풀이되는 방역 참극

기사승인 2017-01-09 08:55:17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달걀 한 판 가격이 만원을 넘는 등 고병원성 조류독감(AI) 여파로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때마다 되풀이되는 초동대처 골든타임 실기로 이 같은 사태는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 결국은 수입산 계란으로 국산을 대체하는 형태로 급한 불을 끈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평균 5558원이던 달걀 한 판이 2일 기준으로 8251원까지 올랐다. 일부 소비자가는 1만원을 호가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에서는 1인당 계란 1판으로 제한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닭고기와 계란값이 오르고 대체재인 돼지고기나 소고기 값도 오를 것으로 보이고 있다. 올해 소비자 물가는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 시스템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초동 대처다. 일본에서 AI가 일어났지만 금세 수그러든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초동 대처가 늦어 전남지방을 중심으로 AI가 들불처럼 일어났다. 조류독감 발생 초기에 주변 농장으로부터의 확산을 막았다면 이렇게까지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조류독감 위기경보를 한 달이 지나서야 뒤늦게 '심각' 단계로 올리고 TF를 꾸렸지만 이미 살처분된 닭과 오리는 3000만마리에 육박한다. 조류독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회의는 조류독감 발생 후 이틀이나 후에 열렸다. 일본은 최고 단계로의 위기경보를 하루 이틀 사이 즉시 내린 것에 비해 우리가 한 달이나 시간을 잡아끈 것은 분명 잘못됐다. 

안전 불감증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조류독감은 2~3년 주기로 다시 찾아오지만 방역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지지도 못했다. 구제역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0년에는 구제역으로 소와 돼지 348만마리를 살처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고 2014년에도 구제역이 돌아 17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해 고추 해충이 또 도는 등 초동 방역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그 때마다 수입산 돼지고기, 수입산 고추 등으로 사태를 겨우 진정시켰다. 

메르스 등 국가차원의 질병관리부터 엉망인 데다가 이번 조류독감까지 정부는 방역 시스템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동 대처 미흡이 최순실 게이트로부터 눈을 돌리게 하려는 공작이었다는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 정책마저도 탄핵감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이 같은 실수가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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