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e뷰②] 가장 완벽한 ‘누더기 팀’ KT, 세계 뒤흔들 파급 만들까

[롤챔스 e뷰②] 가장 완벽한 ‘누더기 팀’ KT, 세계 뒤흔들 파급 만들까

기사승인 2017-01-10 23:10:59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 그러나 돈이 성적으로 올곧이 연결되진 않는다. 프로가 돈과 성적, 두 가지 사이에서 저울질을 잘 해야 하는 이유다.

e스포츠계의 자본 흐름이 주류 스포츠 못지않게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변화’와 ‘고정’을 꾀한 팀들의 성적은 바람에 나는 겨 마냥 오리무중이다. 2014년 국내외를 평정한 삼성의 ‘엑소더스 투 중국’은 투자가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대표 사례다. 명성과 달리 중국은 여태껏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타이틀을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불명예를 안고 있다.

스프링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롤챔스 쿡e뷰>를 통해 대회 판도를 살피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엔트리 갈아엎은 KT “2014년 영광 재현? 새 전설의 시작”

처음 KT가 김찬호(Ssumday), 송용준(Fly), 노동현(Arrow), 하승찬(Hachani)을 내보낼 때만 하더라도 팬들의 우려가 컸다. 이미 리그에서 꾸준히 2~3위 성적을 유지하던 터라 이번 대규모 방출이 스폰서 투자 감소에 따른 선수 긴축이란 루머가 나돌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삼성, 나진, CJ의 전철을 밟게 될 거란 추측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이적 시장 가장 큰 손은 KT였다. 송경호(Smeb), 허원석(Pawn), 김혁규(Deft), 조세형(Mata) 등 각 라인별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연달아 입성소식을 알리며 스타크래프트2 종목 이래 가장 치열한 통신사 더비를 기대케 했다. 특히 가장 완벽한 정글러로 알려진 고동빈(Score)의 잔류는 새로 들어온 네 선수와의 융합에 있어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롤드컵 파워랭킹 1위에 오르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송경호는 초반 라인전뿐 아니라 합류전, 한타 조율, 피지컬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만능형 탑 라이너다. 송경호는 서머 시즌 락스 타이거즈 소속으로 40게임에 나와 30승10패를 올리며 리그 1위를 이끌었다. 개인 성적도 120킬 87데스 296도움 4.8KDA로 지난 시즌 탑 라이너로는 가장 좋은 스탯이다. 킬 관여율 또한 71%로, 탑 라이너로는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허원석-김혁규-조세형은 2014년 SKT에 슬럼프를 안긴 ‘삼성왕조’의 원년 멤버다. 당시 허원석과 조세형은 삼성 화이트, 김혁규는 삼성 블루 소속으로 국내 대회에서 정점을 찍은 뒤 롤드컵에 동반 출전해 준결승전에서 형제팀 대결을 성사시키는 등 환상적인 시절을 보냈다. 이후 세 선수는 높은 연봉을 받고 중국으로 이적했으나 2년가량을 만족스럽지 못한 시간으로 채웠다. 이번 롤챔스 합류가 이들에게 새로운 동기가 될 것은 자명하다.

허원석은 ‘왕을 쓰러뜨린 남자’로 유명하다. 이상혁(Faker)과 자주 비견되는 그는 안정적이지만 필요에 따라 과감한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하는 플레이메이커다. 앞서 삼성 화이트의 세계재패를 이끈바 있는 허원석은 지난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이상혁의 르블랑을 모르가나로 완벽히 맞받아치며 소속팀(EDG)의 우승을 이끌었다. 오리아나, 아지르와 같이 안정적인 챔피언뿐 아니라 니달리, 야스오, 제이스, 피즈 등 공격적인 챔피언도 자유자제로 다룬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혁규는 가장 피지컬이 뛰어난 원거리딜러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활동할 당시 한국 랭크게임 최정상을 홀로 군림하며 압도적인 개인 기량을 증명해보였다. 조세형은 ‘세체서폿’ 내지는 ‘세체오더’로 유명하다. 서포터 포지션답지 않은 우월한 피지컬과 경기를 조망하는 운영능력으로 경기를 주무르는 그의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이다. 지난해 말 올스타전에서 이상혁과 1대1 야스오전을 벌여 승리를 거두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

다섯 중 넷을 교체하며 쏟아진 우려와 달리, KT의 결속력은 꽤 찰지다. 세계 정상급 선수 다섯이 모인 판국에 서로에 대한 믿음도 믿음이겠지만 이지훈-오창종-정제승으로 이어지는 코치라인과 조세형의 오더는 더할 나위 없는 ‘세체급’이다. 

KT Sports 한 관계자는 “기업 차원에서 (이번 팀 구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2014년 영광의 재현보다는, 2017년 새 역사의 시작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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