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건강보험공단 현지확인 절차를 폐지하라는 의사단체들의 성토가 거세지고 있다.
비뇨기과의사회가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 의사단체들이 연이어 성명을 발표하며 현지확인 절차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건보공단 서울지사 앞에서는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이 비의회의 1인 시위를 넘겨받아 진행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과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어홍선 비뇨기과의사회장도 함께했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공단의 현지조사 및 확인제도에 다수의 개선요소가 존재하는 만큼 이를 정비하고 개편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으며, 노만희 회장은 “보건당국의 조사 행태 및 절차에 대한 문제는 비단 비뇨기과 개원의 뿐 아니라 전 개원의들에게 언제든 닥칠 수 있는 문제”라며 “힘이 닿는 한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자”고 말했다.
특히 시위 이후 이들 의료계 인사 일행은 건보공단 담당자와 면담을 갖고 향후 이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 위한 방안과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면담에서 공단 관계자는 “앞서 벌어진 의료인 사망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상급기관에 잘 전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날 대한정형외과의사회와 일반과개원의협의회도 현지확인 절차 폐지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해 힘을 실었다.
이 같은 의사단체들의 성토는 지난달 29일 강릉의 한 개원의의 죽음으로부터 촉발됐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안산에서도 같은 이유로 비뇨기과 개원의가 자살하는 사건이 나타난 바 있다.
의사단체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사안은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 절차 폐지 ▲강릉 개원의 사건 당시 현지확인 담당 공무원 처벌 ▲요양기관 현지조사 제도 개선 등이다.
다만 지난해 보건당국은 요양기관 현지조사 지침 중 조사기관 선정기준 완화, 서면조사 신설, 사전통보제 도입, 처벌근거마련 등을 일부 개선했으며,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이번 사건으로 의사단체들의 현지조사관련 개선 요구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으나 개선안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돼 또 다시 보건당국이 의료계의 요구를 들어줄 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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