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지난해 9월부터 전국 6개 지역의 50개 보건의료기관에서 3차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확대 시행됐다. 신안, 진도, 보령, 완도, 장성, 옹진 등 도서벽지에 거주하는 환자가 보건진료소에서 보건진료원(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보건소· 보건지소에 있는 의사와 스크린을 통해 경증·만성질환에 대한 원격협진을 가능케 한 것이다. 약 4개월이 지난 현재 시범사업은 비교적 원활히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달 22일 보건복지부는 ‘의료취약지 원격협진 시범사업 참여기관 워크숍’을 열어 제도개선방안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원격의료가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시범사업 시작 당시 만성질환에 한정했던 진료범위도 피부질환 등 경증 질환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시범사업 지역 환자들에게는 반응이 좋은 편이다.
김연숙 신안 병풍도 보건진료소장은 “환자들이 처음에는 스크린 화면으로 의사 진료를 받는 것을 신기하고 어색해했다”며 “요즘에는 많이들 적응이 돼서 예약도 많고 방문상담도 늘었다”고 전했다. 김 소장은 “만성질환의 경우 꾸준히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병원이 멀다보니 이곳 환자들에게는 불편이 많았다. 그런데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의사 상담과 약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돼서 환자들이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보건진료소에서는 한정된 기본 의약품만을 제공할 수 있었으나 이번 원격진료를 통해 의사의 진료에 따라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외에 피부질환 등 경증질환에 대한 진료도 시행되고 있었다. 김 소장은 “고령자가 많기 때문에 대개 만성질환 진료를 보러 오신다. 환자가 요청하면 피부질환과 같은 경증질환도 함께 진료하는 방식이다. 두드러기나 알레르기 등을 스크린 상에서 확인하고 처방하는데도 큰 문제는 없었다. 경증질환은 기존에도 보건진료원이 진단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부분이 많고 또 원격진료 시에 보건진료원도 같이 진단을 돕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CT, 당화혈색소 측정기 등 의료기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좀 더 진료정확도나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원격의료의 효용성이 검증되지 않음을 지적하고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반대 입장을 펴왔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이번 3차 시범사업에 앞서 1·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평가에 있어서도 통계적 유의성이 증명되지 않는 등 의문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원격의료 기기의 고장이 잦고 활용도가 낮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며 “그럼에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계속해서 확대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의료취약지의 의료인과 의료인 간 원격의료는 합법적인 부분이지만 아직 수가도 책정되지 않고 있다. 필요한 부분을 마련하지도 않은 채 의료법을 개정하려는 전체적인 시도들을 볼 때 결국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가능하게 하려는 수순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원격의료는 장비 결함으로 인한 문제나 의료정보 유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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