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비타민C·E, 배타카로틴, 셀레늄과 같은 항산화제 복용이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흔히 활성산소는 암이나 심혈관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러한 활성산소의 산화를 막는 비타민C, 비타민E, 베타카로틴, 셀레늄 등 항산화제를 복용하면 활성산소의 암이나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억제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연구결과는 항산화제의 효과가 이론과 다르게 나타나 주목되고 있다.
최근 학술지 ‘근거와 가치’에 기고된 ‘비타민 및 항산화보충제의 질병예방 및 치료에 대한 효능’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비타민C 등 천연 항산화제를 모방해 만든 합성 항산화제가 실제로는 기대효과에 미치지 못했으며, 오히려 몸에 해가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비타민 및 항산화보충제의 질병예방 및 효능’에 대해 메타분석한 결과 음식이 아닌 비타민 및 항산화 보충제의 복용은 오히려 사망률을 높일 수 있고, 암 예방이나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방광암, 폐암 등 일부 암의 위험성은 높일 수 있으며, 감기나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도 부족했다.
합성항산화제도 과일과 채소에서 추출된 것과 동일한 성분으로 이뤄졌는데 왜 다른 효과가 나타날까. 이에 대해 명 교수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살펴볼 점이 있다”며 몇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명 교수는 “먼저 천연항산화제와 합성항산화제가 구조는 동일하나 흡수율 등 인체 작용면에서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과일과 채소의 경우 단일 영양소가 아닌 다양한 영양소가 한꺼번에 들어와 효과가 발휘된 것일 수 있다. 이 외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성분으로 인한 영향일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활성산소의 양면성도 주목해야 한다”며 “활성산소가 우리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발암물질을 없애는 등 이로운 기능도 있다. 단일성분의 항산화제를 복용하게 되면 활성산소의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게 해 효능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위해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명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충분히 많은 임상시험과 이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통해 비타민과 항산화 보충제의 효능과 관련해 결핍증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건강을 목적으로 사용을 권고할 임상적 근거가 없음이 명확히 밝혀졌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서 효과가 없고, 오히려 해로운 결과를 부를 수 있다”며 “건강을 위해서라면 항산화보충제, 건강기능식품 복용을 중단하고 채소와 과일을 비롯한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