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엄기준이 ‘피고인’ 출연을 결심한 이유

지성-엄기준이 ‘피고인’ 출연을 결심한 이유

기사승인 2017-01-19 17:00:43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19일 SBS ‘피고인’ 제작발표회에 등장한 배우 지성은 이전보다 훨씬 마른 모습이었다. 얼굴 윤곽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였다. 드라마를 촬영하며 6㎏이 빠졌다고 직접 밝혔지만, 일부러 다이어트를 한 건 아니란다.

19일 오후 2시 서울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 열린 ‘피고인’ 제작발표회에서 지성은 “불행한 남자 박정우 역을 맡았다”며 “억울한 누명을 쓰고 아들과 딸을 죽인 사형수 역할이다. 박정우에게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길 바라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개했다.

이어 출연 계기에 대해 지성은 “장르물을 해보고 싶었다”며 “‘피고인’의 박정우는 나와 비슷한 환경에 처한 인물이었다. 그의 가슴앓이도 마음에 와 닿았고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누명을 썼다고는 하지만 아내와 딸을 죽인 역할에 몰입하기는 쉽지 않았다.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불편한 소재인 만큼 어려운 결정이었다. 지성은 “대본에 주어진 상황에 몰입해서 상상하고 연기하는 자체가 끔찍했다”며 “실제 아내와 딸이 있어서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진정성을 위한다고 그런 상상하면서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 방향을 틀었다. 역할에 몰입하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괴롭히며 역할과 거리를 뒀다. 지성은 “단순히 살이 빠진 모습으로 연기하겠다는 생각으로 살을 뺀 게 아니다”라며 “정신력이이 견디지 못할 만큼 운동을 하거나 평소보다 대본을 더 오래봤다. 박정우는 극중 인물일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6㎏ 정도 빠졌는데 운동량에 비하면 많이 빠진 건 아니다”라며 “대신 마음이 빠졌다. 속상해서 한동안 눈물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때 우울함을 갖고 가고 싶지 않다. 꼭 해피엔딩이 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연출을 맡은 조영광 감독도 현장에서 지켜본 지성의 모습을 전했다. 조 감독은 “현장에서 지성을 죄수번호인 ‘3866’이라고 부른다”며 “박정우 검사보다 죄수의 느낌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소드’라는 별명을 지어줬다”며 “안쓰러운 정도로 밥도 굶고 틈만 나면 뛰어다니고 운동을 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기준이 맡은 차민호 역할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리자 친형을 죽이고 친형으로 살아갈 정도다. 엄기준은 “1인 2역에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단순히 두 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보다 한 명이 두 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 연기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엄기준은 과거에 맡은 악역과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캐릭터가 작품에서 살아있으려면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전의 악역과 목적, 이유가 너무 다르다”고 답했다. 또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를 본 이후 “열심히 촬영한 영상을 오늘 처음 봤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고인’은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내기 위해 벌이는 투쟁 일지이자 악인 차민호(엄기준)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후속으로 오는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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