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조민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납득’이 필요하다.

[기자수첩 / 조민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납득’이 필요하다.

기사승인 2017-01-23 18:08:41

정부가 건보료 개편 백지화 이후 2년여 만에 새로운 개편안을 발표했다. 우려했던 대로 개편안 발표와 함께 야당과 시민단체에서 다양한 지적이 나왔다.

정부와 여당을 제외한 대부분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대체로 ‘이제라도 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다행이지만 내용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고소득층 부담에 대한 배려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건보료 부과에서 가장 큰 문제는 형평성과 무임승차였다.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 지역가입자로 크게 구분되는 건강보험가입자는 직장과 지역가입자간 부과 기준의 차이, 고소득 피부양자의 무임승차는 가입자간 갈등을 야기해 왔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성·연령에 보험료를 부과해 소득이 동일해도 보험료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재산과 자동차는 평가소득에서 보험료가 부과됨에도 다시 보험료에 산정하는 이중 부과 문제가 있었다.

또 직장가입자는 보수 이외에 고액의 이자·배당·임대소득이 있어도 연 7200만원을 초과하지 않으면 이에 대한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아 월 18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내는 연 7201만원 소득자와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

특히 충분한 소득과 재산이 있어도 피부양자로 전환되면 보험료를 내지 않는 무임승차는 건강보험체계의 건전성을 저해해왔다.

송파 세모녀의 경우처럼 월 5만원의 건보료를 납부하면서도 병원비가 부담스러워 병원을 못 가지만, 수억원의 자산가는 수입이 없어 피부양자로 전환돼 건보료를 내지 않으면서도 비싼 보험진료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개편안은 어떨까. 우선적으로 가장 많은 지적이 완전한 ‘소득중심’의 개편을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무임승차와 소득이 많은 사람이 보험료를 덜 내는 문제 해결이 중요함에도 이번 개편에서는 보수 외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에 대한 부과를 강화하지 않아 여전히 형평성 문제가 남아있다. 이번 개편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점이다.

보다 많은 의료혜택(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보험료 부담이 필요하다. 하지만 돈을 지불하는 입장에서는 납득할만한 이유도 필요하다. 때문에 이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은 보험료를 내는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 돼야 하고, 이후 국민건강보험 가입에 대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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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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