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이 소설 아닌 역사 속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

‘역적’이 소설 아닌 역사 속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

기사승인 2017-01-25 16:45:09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우리가 알고 있는 홍길동은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 속 인물이다. 허균은 조선 광해군 시대에 부패한 사회의 모순을 폭로하고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를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에 담아냈다. 적자와 서자의 차별로 인해 형과 아버지를 부르지 못하고, 도술을 부려 활빈당을 결성해 율도국을 세우는 바로 그 홍길동이다.

하지만 사실 홍길동은 조선 연산군 시대에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허균의 ‘홍길동전’도 백성들 사이에 전해진 홍길동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탄생됐을 확률이 높다. 오는 30일 첫 방송 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역시 허균이 그랬듯, 소설이 아닌 역사 속 실존 인물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25일 오후 2시 서울 성암로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역적’ 제작발표회에서 김진만 PD는 “사람들에게 홍길동에 대해 물어보면 ‘호부호형’이나 ‘율도국’ 등의 키워드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중종 시대에 쓰인 실록에 보면 홍길동이 활약했던 충남 공주 지역에서 측량 사업을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홍길동이 사라진 이후 10년 동안 중앙정부에서 관리를 못했을 정도였던 것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홍길동을 지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역사 속 홍길동을 쫓아가면서 우리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찾고 싶었다”고 실존 인물 홍길동을 소재로 삼은 배경을 설명했다.

홍길동의 아버지인 아모개 역할로 출연하는 배우 김상중도 출연 계기를 전하며 ‘역적’에 대한 소개를 더했다. 이날 김상중은 “처음 시놉시스를 읽어보고 ‘이건 울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타 방송사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늘 진실과 정의에 대해 얘기한다. 연기를 통해서도 진실과 정의를 얘기할 수 있는 대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역사를 자유롭게 해석하고 재창조하는 퓨전 사극이 늘어난 흐름과 달리, ‘역적’은 정통 사극을 표방하고 있다. 당시 실제 백성들이 입던 의복을 구현하려고 제작비를 투자해 대량으로 흰 옷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PD는 “역사 소재 드라마는 당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보여주는 것보다, 그 시대를 비춰서 현재 일어나는 일들을 조명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적’에는 흙수저와 금수저 얘기, 정치적인 메시지가 많이 등장한다”며 “드라마를 기획한 지 오래됐는데 요즘 우리나라 현실과 닮은 부분이 많다. 소설로만 알던 실존 인물 홍길동을 가족 이야기에서 시작해 조선 백성의 마음을 훔친 한 사람의 성장 이야기로 그릴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주인공 홍길동 역을 맡은 배우 윤균상에게 ‘역적’은 첫 주연작이다.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30부작 사극의 주인공을 맡았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윤균상은 “지금도 긴장되고 무섭고 떨린다”며 “내가 홍길동을 표현할 수 있을지,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홍길동이 드라마에서 점차 성장해나가듯이 인간 윤균상도 같이 성장해나가면 된다는 감독님의 말을 듣고, 무서웠던 것이 기대감으로 바뀌었다”며 “답답한 현실 상황에 사이다 같은 드라마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길동이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함께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은 지난 24일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불야성’ 후속으로 오는 30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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