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안, 손실재정 해결책 미비…고소득층 부담 높이고 국고지원 법제화 필요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국민건강보험 노동조합이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이 “시대변화와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1일 건보노조는 성명을 통해 해당 개편안이 “소득중심 부과 원칙과 한참 동떨어졌으며, 부자들의 눈치 살피기에 급급한 내용들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보노조는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산정기준 및 방식을 달리 정하고 있는 것에대해 5:4로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당시 반대의견을 제시한 재판관 4인은 지역가입자에게 실소득이 아니라 추정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도록 정한 심판대상조항이 저소득 지역가입자에게 부담능력에 비해 과도한 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이어서 지역가입자 차별에 해당되며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고 명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건보노조는 “이번 개편안 3단계에서도 자동차 및 서민의 주거수단인 전월세에 추정소득으로 보험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어 위헌소송이 제기될 경우 작년 12월 헌법재판소의 변화된 인식에 비추어 패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건조보조는 “지난 5년간 국민권익위원회 보건복지 관련민원 중 건강보험료 민원이 압도적 최다였다”고 밝히고 “지역가입자들의 원성의 대상이었던 성·연령·재산·자동차로 소득을 추정하는 평가소득 폐지로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춘 점을 제외한다면, 4년 동안 갖은 시뮬레이션 끝에 내놓았다는 안은 ‘소득중심 부과’라는 원칙과 한참 동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개편안에서 임금 외 소득 부과기준과 피부양자 자격기준을 3400만원으로 설정한 점을 지적하며 “저소득층의 부담완화로 인한 재정손실은 당연히 부담능력이 있는 계층에게 부과해야 함에도 ‘개편 시 직장가입자 보험료 인상대상자 0.8%’에서 보듯이, 복지부는 시늉만 냈을 뿐이다”라며 비판했다.
즉, 해당 개편안이 손실재정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건보노조는 “개편안은 1단계 개편시 현행대비 연간 9천억원, 3단계 개편 시 연간 2조3000원의 재정손실을 추계하며 현재의 누적흑자 20조656억원 활용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고, 예산 절감책으로 제시한 부당청구 방지 등도 선언적인 내용에 불과하다”며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진료비가 매월 4조2000억원이며, 급격한 고령화로 부담연령층의 급감은 보험료 수입만으로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 및 저성장 경제구조에 따른 근로소득 감소 등으로 보험료 부과기반의 한계상황은 더욱 확연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번 부과체계 개편을 계기로 건강보험에 대한 항구적 국고지원 법제화와 사후정산방식으로 국고지원을 개선하는 건강보험법 제정이 국가재정법에 의한 정부예산 편성절차를 맞추려면 금년 4월내에 최우선으로 국회결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년씩 3단계로 나눈 개편안 추진계획도 지적했다. 건보노조는 “1단계부터 시작될 논란과 저항을 감안해서라도 압축하여 3단계로 바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 3단계 개편방식은 1단계에서 인상된 세대를 필두로 2, 3단계에서 인상이 예정된 가입자들의 반발로까지 확산되어 자칫 1단계에서 끝날 소지가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생계형 체납세대에 대한 경감 또는 결손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건보노조는 “올해 1월 현재 133만 세대(2조1307억원)가 6개월 이상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으며, 이 중 66%인 89만7000세대는 월보험료 5만원 이하인 생계형 체납이다. 소득이 없거나 낮은 세대에 성․연령 등에 따른 평가소득을 적용해 과도한 보험료를 부과해온 체납 소외계층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보노조는 국회 내에 가칭 ‘건강보험 지속발전 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국회, 가입자단체, 정부로 구성된 특위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및 강화 ▲소득단일 부과를 위한 관련세법 개정 ▲부과재원 확충과 재정누수 방지 ▲공공의료 확대 및 일차의료기관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구축 ▲민간실손보험의 역할조정 ▲의료급여와 차상위계층 통합관리 ▲심사평가원에 대한 건강보험 부담구조 개편(연 4500억) 등 의견수렴과 합리적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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