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호텔롯데가 진행중인 성남 보바스기념병원 인수 작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호텔롯데가 지난해 10월 보바스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재단 인수를 위한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의료법상 의료 법인은 비영리 법인이므로 사고파는 상품이 될 수 없다’는 반대 의견이 나오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은 비영리법인으로, 누군가가 인수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의료재단은 의료법상 비영리법인이고, 비영리법인은 파산하면 채무를 청산하고 나머지 재산은 국고로 귀속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개원한 보바스병원은 연면적 3만4000㎡에 550여개 병상을 갖춘 재활요양병원이다. 초반에는 맞춤형 재활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무리한 부동산 투자와 중국 진출 등으로 경영이 악화해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호텔롯데는 같은 해 10월 늘푸른의료재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사실상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한 관리 권한은 복지부가 아닌 성남시에 있다. 하지만 성남시가 의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복지부에 요청하고, 복지부가 ‘의료법 위반’이란 유권해석을 내린다면 롯데호텔과 늘푸른의료재단 사이 인수 협상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이러한 경우가 처음이라 추가적으로 법리 검토를 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어떤 식으로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법원의 인가 여부가 결정난다고 하더라도 (유권해석시) ‘인수합병’으로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의료법 근거로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게 의료법 위반 여부로만 따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 사례에 적용할 명확한 법이 없다. 회생은 인수합병을 해서 살리지만 비영리를 이런 방식으로 살리는 사례가 없었다”며 추가적인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의 인수 불허 계획과 관련해서는 “법리적인 부분과 행정적인 부분은 다르다. 인수인지 아닌지부터 따져봐야할 것”이라며 “아직 이 부분도 결정된 것이 아닌데 우리가 법원을 압박할 일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사회공헌 일환으로 법원이 법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늘푸른의료재단 회생절차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법원, 관련기관 등과 더불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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